태그 : 안도현
2009/07/01   사랑. [1]
2008/05/22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4]
2006/07/07   그리움 죽이기. [7]
사랑.


사랑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안도현


..

본격적인 여름의 첫 날이 시작입니다.
뜨거운 사랑처럼 열심히.. 그렇게 살도록 해야 겠습니다.

by 김정수 | 2009/07/01 08:04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1)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안도현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내 몸에 들어올 때가 있네

도꼬마리의 까실까실한 씨앗이라든가
내 겨드랑이에 슬쩍 닿는 민석이의 손가락이라든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찻아와서 나를 갈아엎는
치통이라든가
귀틀집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라든가
수업 끝난 오후의 자장면 냄새 같은 거

내 몸에 들어와서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마구 양푼 같은 내 가슴을 긁어댈 때가 있네
사내도 혼자 울고 싶을 때가 있네

고대광실 구름 같은 집이 아니라
구름 위에 실컷 웅크리고 있다가
때가 오면 천하를 때릴 천둥 번개 소리가 아니라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내 몸에 들어오면
나는 견딜 수 없이 서러워져
소주 한잔 마시러 가네

소주, 아주 작고 하찮은 것이
내 몸이 저의 감옥인 줄도 모르고
내 몸에 들어와서
나를 뜨겁게 껴안을 때가 있네



-시집 '바닷가 우체국'(문학동네)


by 김정수 | 2008/05/22 21:39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4)
그리움 죽이기.





그리움 죽이기


- 안도현



칼을 간다
더 이상 미련은 없으리
예리하게 더욱 예리하게 이젠 놓아주마
이젠 그만 놓여 나련다.
칼이 빛난다.
우리 그림자 조차 무심하자
차갑게 소름보다 차갑게
밤마다 절망해도
아침마다 되살아 나는 희망
단호하게 한치의 오차 없이
내.리.친.다.
아뿔싸
그리움이란 놈,
몸뚱이 잘라 번식함을 나는 몰랐다.




by 김정수 | 2006/07/07 08:57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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