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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 구함.

애인 구함 - 송호필아, 이십오 년 전이다햇살 간지러운 봄날이었다산불처럼 여드름이 번지던 우리는 열일곱 살이었다짝사랑만 있고 애인이 없었다금세라도 까만 교복을 찢으면 뜨거운 살색 뙤약볕에 자갈밭을 구를 수도 있었던 우리 이팔청춘은 c팔, 애인이 없었다그때 우리, 너나없이 공책을 찢어 싸인펜으로 갈겨썼던 뜨거운 글씨 지겨운 수학시간 꾸벅꾸벅 졸던 친구 그...

사랑보다 정이 더 아름답습니다

사랑보다 정이 더 아름답습니다 - 이효녕상큼하고 달콤한 사랑은 가슴 속에 넣고 끓을수록 휘발되어 어느 시기에 가서는 마음의 양은 자꾸만 줄어들지만 정은 갈수록 고무줄이 되어 무한대로 늘어납니다 사랑을 하다가 헤어진 뒤 언제나 보고 싶은 것은 사랑은 좋은 순간만 골리 행복의 두터운 층을 이루지만어려울 때 은근하게 쌓인 정은 헤어지더라도 걱정이 되어 자꾸만...

사랑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내 마음을 선물할 수 있다면내 마음을 포장 할 수 있다면,그래서당신에게 선물할 수 있다면투명한 상자 가득히가지런히 내 마음을 넣고속살이 살랑살랑 내비치는얇은 창호지로 둘둘 두른 다음당신의 얼굴빛 리본을 달아한아름 드리고 싶습니다.한 쪽에는내 마음의 조각 조각들을 담고또 한 쪽에는말로 못한 심정 하나 하나를차곡차곡 전하고 싶습니다.그래서당신이 포장지를 뜯...

우리들의 시간/ 박경리.

저녁밥 대신창가에 앉아콩을 까먹는다삶의 의식엄숙하지만 성가실 때가 많다.청춘 한가운데선본능으로밥을 먹었지만이제는 알게 되었다.삶을 씹는거룩한 의식이라는 것을의식 詩 / 우리들의 시간 中살아있는 이시대의 대작가인 박경리 할머니의 시전집이다.표지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내 경우 시는 창조적 작업이기보다그냥 태어난다는 느낌이다.바람을 질러서 풀숲을 헤치고생...

크리스 마스에는 사랑을 하고싶다.

-김종원.크리스마스에는사랑을 하고 싶다.다른 때도 그렇지만크리스마스에는 더욱 더 사랑이 하고 싶다.일년을 묵어, 이젠 텁텁해져버린 가슴을채 다하지 못한 말을 담아둔 빈 가슴을편지 봉투처럼 열어두고그 안에 내가 꿈꾸던 사람이 들어와사랑하는 사람과 나만이 머무는 그 작은 공간에서크리스마스 같은 행복한 사랑을 하고 싶다.크리스마스에는입지 않고 걸어두는아끼는 ...

가장 사나운 짐승.

가장 사나운 짐승 - 구상 내가 다섯 해나 살다가 온 하와이 호놀룰루 시의 동물원 철책과 철망 속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짐승과 새들이 길러지고 있었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그 구경거리의 마지막 코스 가장 사나운 짐승'이라는 팻말이 붙은 한 우리 속에는 대문짝만한 큰 거울이 놓여 있어 들여다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찔끔 놀라게 하는데 오늘날 우리도 때...

아름다운 고백.

아름다운 고백.-박노해.사람들은 날보고 신세 조졌다고 한다동료들은 날보고 걱정된다고 한다 사람들아나는 신세 조진 것도 없네장군이 이등병으로 강등된 것도억대자산 부도난 것도관직에서 쫓겨난 것도전무에서 과장으로 좌천된 것도 아니네 아무리 해봤자 12년 묵은 기술이야 몸에 살아 있고허고많은 일자리 중에 좀 불편하면 어떤가까짓거 애당초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

꽃 피기 전에.

꽃피기 전에 - 강형철꽃피기 전에 시를 써야 할텐데 큰일이다 지하도 고가도로 엉켜 흐르는 모래내 기차길 돌자갈 사이 개나리 피면 허물어진 담장 너머 목련 불쑥 들이밀면 어떡하나 세상, 바람에 앞가슴 열고 하늘에 대지에 가장 가까이 다 와버리면 무어라 말을 건넬 것인가 마음도 준비하기 전에 시도 쓰기 전에

불혹(不或), 혹은 부록(附錄)

불혹(不或), 혹은 부록(附錄) - 강윤후마흔 살을 불혹이라던가 내게는 그 불혹이 자꾸 부록으로 들린다 어쩌면 나는 마흔 살 너머로 이어진 세월을 본책에 덧붙는 부록 정도로 여기는지 모른다 삶의 목차는 이미 끝났는데 부록처럼 남은 세월이 있어 덤으로 사는 기분이다 봄이 온다 권말부록이든 별책부록이든 부록에서 맞는 첫 봄이다 목련꽃 근처에서 괜히 머뭇대는...

산책로 밖의 산책.

산책로 밖의 산책-이문재 나의 꿈은 산책로 하나 갖는 것이었다 혼자이거나 둘만의 아침일 때에도언제나 맨 처음의 문으로 열리는그 숲에선 혼자가 나를둘이 서로를간섭하지 않을 것이었다매일 그 시간을 나는 그 길 위에 있을테고 숲길 저 마다의구비들이 나를 기다릴 것이었다저녁의 섬세한 무렵들이 음악과 같이나의 산책 안에서 한칸씩 달라질 터그 때 나는 풍경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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