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수작.



아름다운 수작




-배한봉


봄비 그치자 햇살이 더 환하다
씀바귀 꽃잎 위에서
무당벌레 한 마리 슬금슬금 수작을 건다
둥글고 검은 무늬의 빨간 비단옷
이 멋쟁이 신사를 믿어도 될까
간짓간짓 꽃대 흔드는 저 촌색시
초록 치맛자락에
촉촉한 미풍 한 소절 싸안는 거 본다
그때, 맺힌 물방울 하나가 떨어졌던가
잠시 꽃술이 떨렸던가
나 태어나기 전부터
수억 겁 싱싱한 사랑으로 살아왔을
생명들의 아름다운 수작
나는 오늘
그 햇살 그물에 걸려
황홀하게 까무러치는 세상 하나 본다.


..

의도적으로 포장하고 생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좋을 때가 있다.


by 김정수 | 2005/05/02 21:25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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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거짓말쟁이 at 2005/05/03 09:25
진실을 바라볼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Commented by 불량주부 at 2005/05/03 09:32
햇살이 너무나 이쁜 화요일 아침이네요!!
Commented by 주영사랑 at 2005/05/03 09:51
맞아요. 있는 그대로 볼것.
고로 머리 굴리지 말것. 헤헤....
정수님. 오늘 아침 햇살처럼 반짝이는 하루되세요.^^
Commented by 따식 at 2005/05/03 10:00
야외에 나가 햇살 그물에 걸려 허우적 거리고 싶네요.
좋은 아침 시작하세요...
Commented by 꽃은향기를잃었다 at 2005/05/03 13:08
아무렴요..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5/05/03 13:25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라던 서정주님의 표현이 딱 어울리는 요즘이네요.
계절을 만끽하고 싶은데...
사무실에 홀로 앉아 자판만 두드리고 있자니 온몸이 근질근질...
Commented by Gadenia at 2005/05/03 14:39
오.. 노을 머금은 구름이 꼭.. 날아가는 불새를 옆에서 보는 것 같아요.. @.@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만큼 쉬우면서 어렵고 또한 고통스러운 것도 없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꿈꾸는풍경 at 2005/05/03 14:42
그렇긴한데...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게 좀 어러운거 같아요. 자꾸만 색안경을 끼게 되거든요^^;
Commented by D-cat at 2005/05/03 17:31
괘 저 시를 읽고 있으니 시골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상상을 하게 되는 걸까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05/03 20:12
편지님..의미심장한 말씀이세요^^ 우린 얼마나 가식적인 대화들로 가득차 있는지..-.-

윤이엄마.. 그러게요. 너무 맑디 맑은 봄햇살로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요즘 어머니가 시골에 가셔서 늦게 출근하는데..덥기까지 하더라고요. 얼마나 맑은지 눈이 부실지경입니다.

주영사랑님..헤헤^^ 있는 그대로 보는 순수한 관계처럼 편안한 관계도 없을테죠.. 오늘 즐거운 하루 되셨는지 모르겠어요. 전 오후에서야 인사를 받게 되네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05/03 20:16
따식님..요즘 힘드시니까 피그닉 생각이 간절하시죠? 시간이 되겠죠. 꼭 봄이 가기전에 봄햇살을 만끽하시길 바랄께요..^^

꽃향기님..^^ 우리 그렇게 순수함을 잃지말자구요.

유진엄마..동감이예요. 정말 자판에 메달려 일을 하는 제맘도 ..으흑..
Commented by Bohemian at 2005/05/03 20:22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군요..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당당하게 가슴을 쫙~ 피고 모든것을 받아들여야지요! 암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05/03 20:26
Gadenia님.. 저런 멋진 사진 꼬옥 조만간 찍으시길 바랄께요.^^

풍경님..전 있는 그대로 .. 말하면 말한 그대로 믿는 편이라.. 좀 많이 속는 편이예요. 그만큼 현실이 변질되어 있단 얘기겠죠.-.-

D-cat님.. 멋지고 편안한 시 아닙니까? 정말 대청마루에 눈을 감으면 저절로 시상이 읊어질만한..^^

Bohemian님.. 네^^ 가슴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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