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기원. 책읽는 방(국내)






정원, 정후, 정수 이렇게 세딸들과 아버지,어머니 다섯식구들은
백부에게 사기를 당하기 전까지는 안락하고 평화로운 가족이었다.

아버지는 백부의 사기에 집이 저당잡히는 일과 빚쟁이들의
소동의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하고
가장을 잃은 가족에겐 무능력한 여자들만이 남게된다.

대학을 나와도 무능한 정원은 아버지가 지어준 옥탑방이 유일한 도피처가
되어 비겁하게 은둔자로써 삶의 퇴락을 경험한다.

정후는 아버지 대신 소녀가장이 되어 용돈을 제외한 모든 돈을 가계에
보태지만 힘에 부치는 월급에 지쳐 결국 가족이라는
짐 속에서 탈출하여 외국으로 도망을 선택한다.

정원 역시 옥탑방에서 출입을 삼가한 채 모든 집안의 일거수를 괴로워하다
그녀 역시 집을 탈출하고 집에는 대학원생 정수와 삶을 포기한 부종과
관절염에 고생하는 어머니만 남게된다. 결국 그녀들도 은행에 저당 잡힌
삼천오백만원에 밀려 여관방으로 가게된다.
정원은 조그만 학원수학선생으로 오십만원에 취직을 하고 유부남의
도움으로 유리빔까페주인의 집에 기거하게 된다.

정원은 월세방에서도 옥탑방에 기거하게 되는데 주말마다 돌아오는
까페주인딸의 지저분함과 미친 노인, 아래층 부부의 싸움, 도둑고양이
등으로 인해 신경이 곤두서있다.

정원은 1층의 미친 노인의 알수없는 행동을 동정하면서도
노인의 자살행동에 큰 충격을 받는다.
유부남의 불륜에서 정리하고 돌아온 그녀는 모든 짐을 정리하고
유쾌한 정신세계로 돌아오고 자신의 고리인 열쇠를 늘 밤마다 괴롭히던
도둑고양이를 향해 던져버린다.
그녀는 가족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알 수 없는
자유의 세계로 달아나 버린다...

이소설의 대충 줄거리다.

결벽주의자이고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큰딸 정원은
까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주인공과 흡사 비슷하다.
그녀는 가족이라는 결속을 감옥이라고 생각한다.
감옥이 묶는 모든 요소.. 책임감..의무감.. 모든것을 떨쳐버리고 싶어한다.
그래서 외국으로 피한 정후를 미워하지 않는다. 정원은 유부남과의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면서도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헤어지게 되는데
그 역시 가족의 기원을 두려워 하는데서 인것 같다.
그와의 결합은 또 다른 가족의 탄생이라는 생각인거 같다.

난 할아버지의 죽음에 가장 인상이 깊었다.
할아버지는 죽은 아내를 육개월씩이나 방에 방치한채
닦아주고 보살펴주었는데...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가끔 제정신이 돌아왔을때 그는 그리운 사람을 보내고
홀로 남은 삶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을 잃었을때의 난감함은
얼마남지않은 자신의 생조차 자살로서 마감한다는 사실이
소름이 끼치도록 동정이 갔다.

정원은 무관심한 듯 가족을 상대하지만
그녀는 예리할만큼의 기억력을 자랑한다.
4살때 엄마 스스로 정수를 낳고 탯줄을 가위로 자르던 모습..
아버지의 삶으 터전인 집을 지으실때 장마때 고생..
정후의 가족에 대한 사랑..등등

그런데 왜 그녀는 모든 기억의 책임을 껴안을려 하지 않는걸까
하는 생각엔 의심이 간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무거운 감옥으로만 생각하는건...
그리고 최후의 선택한 탈출과 이탈만이 방법이었을까 생각해 보고 싶다.

집안의 몰락이 주는 현실은 진정한 자유감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돌이켜 보게 만든다.
소설속 해체된 가족에게서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유대감정이 보이게 한다.

힘들어도 가족이란 살이 부딪끼며 살아야
그 정의 무게가 무게로써 무겁지 않으며
살가운 정으로 되새겨 감지되는 것이
진정 가족이 아닐까..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덧글

  • 거짓말쟁이 2005/05/02 19:47 # 답글

    저 오늘 정신과에 다녀왔거든요.우울중이 심해서..
    근데 참 뭐랄까.
    의사는 쉽게 말하더군요.
    가족이라도 믿지말고 보기 싫으면 상대하지 말라고..쩝.
  • Bohemian 2005/05/02 20:07 # 답글

    가족은 인생의 짐일 수 있지만. 짐이란 의미를 좀 다르게 생각해보면..제 생각에는 자신의 육체도 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거아닐까요 가족은.. 걸을때 두팔이 거추장스럽고 또는 몸이 마음대로 안되고 아프거나할때 괴로운 것처럼. 가족도 괴롭게 할 때가 있지만.. 제 몸인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해탈할 수 없는 이상 죽을때까지는 이 몇십kg짜리 몸뚱아리를 짊어지고 살아야지요..
  • 김정수 2005/05/02 21:38 # 답글

    편지님.. 우울증은 치료가 가능한 병이래요.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보셨으면 좋겠어요.
    의사들은 자신이 일이 아니라 쉽게 말하는 걸까요. 외국같은 경우는 치료위주로 먼저 시작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
    가족은 엉킨 실타래처럼 풀기 힘든 관계라죠. 벗겨내고 싶어도 죽을때까지 벗겨내기 힘든 문신처럼요..편지님..아무튼 지속적으로 치료 받으셨으면 좋겟어요. 힘내세요.^^

    Bohemian님.. 해탈의 경지에 오르신 분처럼 말씀하시네요^^ 역시 혼자 생활하다보면 득도하시나 봅니다.앗! 농담이구요.^^ 가족을 제몸처럼 생각하면 정말 간단한 답이 나오기도 하겠어요.
  • 숯나무 2005/05/03 01:46 # 삭제 답글

    글쎄요. 가족마다 개인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이런 가족이 있으면 저런 가족이 있듯이 상황에 따라 무엇에 따라 다른것 같습니다. 지구엔 살가운 가족만 있으면 얼마나 행복 할까요.
  • 넋두리 2005/05/03 04:24 # 답글

    가족이란 너무 소중하기에 오히려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한번 얽혀버리면 남남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닌지..
  • 땅콩 2005/05/03 07:25 # 답글

    '정수'가 나오시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 주영사랑 2005/05/03 10:02 # 답글

    저도요...
    끝까지 읽어내려가기전 "아, 이거 소설감이다!" 했어요.ㅎㅎㅎ
    그런데...ㅋㅋ
    요즘 여류작가들의 글을 읽다보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것 같아요.
    '가족'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입니다.
  • 꽃은향기를잃었다 2005/05/03 10:54 # 답글

    휴우.... 이젠 이런 글을 볼때마다 세상이 얼마나 각박하면 우릴 일깨우려고 이런 글을 쓰는걸까. 라는 생각부터 들어버립니다.
  • 나쁜엄마표 2005/05/03 13:30 # 답글

    첨에 잠깐 김정수님네 얘긴줄 알았다죠? ㅋㅋㅋ
    그런데 정수에 관한 얘기는 별로 안나오네요.
    그녀가 어떤 형태의 가족의 일원이었는지...

    때론 짐스럽기도 하고, 때론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고..
    제게 있어서도 가족은 복합적인 의미로 다가오네요.
  • 꿈꾸는풍경 2005/05/03 14:43 # 답글

    저두 "정수"라는 이름이 나와 깜짝 놀랐어요^^
  • 김정수 2005/05/03 20:29 # 답글

    숯나무님.. 첨뵙네요^^ 안녕하세요~ 살가운 가족이란 말을 전 참 좋아해서 인용해 봤어요.다양한 가족사가 있겠지만..이 가족의 기원이란 이 책은 해체된 가족에게서 느껴지는 사회상이 적나라하게 보여졌나고나 할까요..참 씁쓸한 작품이었답니다.

    넋두리님.. 그런거 같아요. 그렇게 끊기 힘든 천륜의 인연이기에 한번 어긋나면 남보다도 못한 관계로 발전할수밖에 없나봐요.

    땅콩님..하하^^ 저도 소설속'정수'가 큰 대목을 차지하길 은근히 기대했건만.. 아니더군요..^^
  • 김정수 2005/05/03 20:31 # 답글

    주영사랑님.. 조경란씨의 데뷰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큰 호평을 얻었다고 하네요. 여성 특유의 섬세한 표현들이 놓치기 힘든 현실감을 자세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꽃향기님.. 그런거 같아요. 행복은 가족에서 시작하기도 하고 가족에게서 불행도 시작하는게 맞는가봐요. -.-
  • 김정수 2005/05/03 20:32 # 답글

    유진엄마.. 저처럼 셋째로 나오구요~^^ 학생이니 소설 속 별다른 부각없이 가족의 짐(?)으로 나오더군요. 쩝..^^;;;

    풍경님.. 하하..^^ 실명이라 어디 도망가지도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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