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푸념.



근처 호텔에서 회사 송년회를 열었다.
다른 회사들은 말일 은행 업무 마감을 생각해서 미리 당겨서도 한다는데,
우리회사는 정말 말그대로 송년일날 한다.

자금마감 때문에 난 참석을 못했다.
은행외근을 도와주는 여직원이 내 눈치를 슬슬 보길래
내가 할테니 재미있게 놀으라고 보내고 나서
여러 은행을 뛰어다니고 점심도 거른채,
사무실로 들어와 인터넷뱅킹을 하고
자금 마감을 하고 나니 오후 6시가 훌쩍 넘는다.

직원들과 한해를 정리하는 자리.. 서로 격려하고 수고했노라고
술한잔 기울이며 새해의 다짐을 하는 자리에 매년 잠시 참석하지 않으면
오늘처럼 사무실에서 일한다.
월말에 년말이라 해도해도 일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심정이다.

솔직히 좀 우울하다.

나도 누구에게 기대고 싶다.
자리 한번 털고 내업무 좀 맡기고 생각없이 하루 쉬어야 겠다고 말하고 싶을때가 있다.

또.일주일 겨우 쉬는 휴일날 편하게 집에서 쉬고 싶으니
시댁일도 하기 싫다고 시골행을 거부하고 싶을때가 있다.

또.오늘은 고단한 업무로 바빴다고 저녁 좀 안하고 어머니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뻔순이 며느리가 돼고 싶을때가 있다.


좀 그렇단 얘기다..

내일이면 유사로 시골로 향하는 남편이 안쓰러워 따라 나설 것이고,
1월 3일 시무식때는 늦지 않으려 아침잠을 분명 줄일 것이다.

이렇게 맺고 끊기 힘든 내성격에 투덜거리고 비아냥 거리다
그래도 그동안 잘하고 있었다면서 자신에게 칭찬 하면서 기운을 차려본다.

에휴..
그나저나 저녁반찬은 뭐로 해야 하나.. ^^;

by 김정수 | 2004/12/31 18:56 | 일상 얘기들..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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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너 at 2004/12/31 19:45
^^ 와아...여기 넘 따뜻하고 이뻐졌네요..보라색도 좋아해서, 여기 왼쪽의 가장자리에 등대고 누워 쉬고 싶네요^^;;;;
저는 정수님이 좀 가끔은 뜨악할 정도로 기댐과 쉼이나 스트레스나 일탈을 표출을 하시는 삶을 살길 바래요. 새해에는 가끔 그렇게 하셔요..그래서 더 많이 행복해지세요^^
Commented by aquablue at 2004/12/31 22:31
반찬걱정,,,,,^^

시무식,,,,

^^

정수님 화이팅,,^^
Commented by 간이역 at 2004/12/31 23:51
저녁반찬 걱정..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은 그래서 힘드신 것 같아요.
언제나 따뜻한 블로그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알게 모르게 풍기는 그런 냄새가 있네요. 내년에도 그런 냄새가 계속 나오겠죠?

알찬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
Commented by 아프락 at 2005/01/01 16:24
새해에는 시무식도 반찬거리 걱정도 모두 행복하시길..
새해에도 역시 좋은글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소소♪ at 2005/01/01 22:16
저희회사 경리부 이사님도..
늘 언제나 늦게까지 남으실때가 많으시더라구요..
가끔 그 모습이 쓸쓸해 뵐 때가 있어 보이곤 했었는데..^^;

정수님 많이 지친 기운이 느껴지네요..
가끔은 정말 단 두분이서만 떠나는 그런 여행 한번
다녀와 보세요~신혼의 기분을 생각하면서용..^.^

지금은 좋은 컨디션 되 찾으셨는지 모르겠네요..
힘내라 힘!!!^0^//
Commented by 히요 at 2005/01/02 05:22
하루쯤 자신에게 무한한 휴식을 내려주어야, 휴식도 되고 기분전환도 되고 재충전도 되고 그럴텐데, 모두 바쁜 와중에는 참 그 사정 내기가 힘이 든다고.... 저의 어머니도 그러시곤 합니다.
어딘가 마냥 기대 쉬고, 꼭 안아줄 사람이 있으면 참 고마운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Bohemian at 2005/01/02 08:16
모든 걱정 다 버려버리고 새해에는 힘내셔서 근처에있는 복들 싸그리 모아버리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plain at 2005/01/02 21:01
가끔은 가족들에게 가사일을 도와달라고 하셔도 전혀 뻔뻔하거나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05년에는 쉴 때는 확실히 쉬실 수 있길 빌게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01/02 21:04
감사합니다.. 푸념을 부려도 이렇게 아름답게 격려해주시고 다독여주는 이글루 이웃들이 있어서 참 행복해지네요. 신년 유사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내일부터 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2005년 이잖아요^^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5/01/03 09:36
시무식 잘 하셨어요?
잠깐이라도 이렇게 푸념을 하시는 김정수님 모습이 오히려 더 좋아 보여요.
그거 아시죠?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01/03 13:02
우앗! ^^*
Commented by 빨간바이올린 at 2005/01/03 13:34
일하는 엄마들은 모두다 정수님의 푸념에 동의할거예요. 물론 저도..^^
Commented by 지나는 이 at 2005/01/03 13:55
우연히 이 블로그를 알게 되어서, 오전부터 계속 놀고 있습니다. 누구신지 잘 모르는 분이지만, 김정수님...참 따뜻한 분이신거 같네요. 저 역시 일하는 엄마로, 어쩐지 작년 말부터 슬럼프에 빠져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답니다. 여기서 많은 힘을 얻어갑니다. 고맙구요, 종종 들러도 되죠?
Commented by happyalo at 2005/01/03 14:09
언제나처럼 김정수님은 너무 훌륭하십니다. *짝짝짝* ^^
Commented by 다마네기 at 2005/01/03 14:15
새해 복 많이 많으셨나요? ^^
정말 정수님은 대단 하신것 같아요.
전 처음에 정수님이 전업 주부 인신줄로만 알았지 뭡니까..
근데 일도 하시면서 이렇게 열정적인 블로그 활동을 하시다니...
정말 놀라울 뿐 이예요. ^^
그럼 혹시 정수님도 저 처럼 업무 보시는 중 틈틈히 블로그 하시는 건가요?
암튼 부지런한 정수님. 올해도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려용~~~
늘 건강 하시구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5/01/04 13:02
으음. 감사합니다. 쑥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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