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게 피어싱.




2004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으로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의 와타야 리사와
함께 공동 수상한 가네하라 히토미의 작품의 '뱀에게 피어싱' 이다.

요즘 점점 신세대적인 사고방식을 수용하는 듯한 아쿠타가와상의
수상결정에 다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첫번째 느낌이었다.
두 수상작가가 20살과 19살이라는 어린 작가들이란 점 때문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는 소설책의 두께만큼이나 간략하다.
10대 소녀 '루이'와 '아마', 피어싱 가게 '시바'가 주인공으로써
등장하는 인물과 내용이 집약적으로 전개되어 있고, 그로인해
충분히 이야기속으로 군더더기 없이 흡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내가 전혀 모르는 생소한 단어가 나온다.
스플릿 텅(split tongue)이라는 것인데, 뱀처럼 갈라진 혓바닥을 의미한다.
사람의 혀는 위 다음으로 튼튼하다고 하는데, 그 혀를 일단 뚫고(!) 서서히
구멍을 넗힌후에 메스를 대서 절단을 하면 뱀같은 혀를 만들수 있다고 한다.

'아마'의 스플릿 텅에 이끌린 '루이'는 그와 동거에 들어가고
불량배와 싸우던 '아마'는 살인을 저지른다. 이어 '아마'는 의문의 변사체.
그 '아마'의 살인범은 '시바'가 아닐까하는 의문이 이소설의 추리겸,
범죄소설겸, 미스테리에 도달하는 지점이라 하겠다.

일반인들에게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소재가 특징인 이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귀나 코에 한개가 아닌 여러개의 피어싱들.
등이나 팔뚝에 레이져로 지워도 흔적이 남을것 같은 문신들..
또,
이소설은 범죄자가 누구일까하는 의문점에 대한 독자의 관심은
안중에도 없고, 10대의 갈등과 슬픔. 그리고 지독하고도 모호한
고독에 대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만을 퍼붇다가 끝나는 기분이 든다.

그러니 건들면 터질것 같은 통제되지 않는 그들의 슬픔으로
책을 덮은 뒤에도 알수없는 책임감으로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똑같고 싶지 않은 욕망에서 오는 피어싱과 문신들이 결국에는
아무 의미없는 흔적으로 루이가 스플릿 텅의 시도를 취소하는 장면에서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특정 일본의 10대얘기라 하겠지만, 책에서 전달되는 저자의 의도는
특정인들의 욕구충족이 아닌 다수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또하나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와타야 리사/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독서록과 함께 합니다.^^

by 김정수 | 2004/11/18 08:53 | 책읽는 방(청소년,초등)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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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겸♪ at 2004/11/18 09:05
제목한번 독특하네요. 이글을 클릭하는 순간
뱀에게 피어싱하면 비닐은 벗겨지지 않을까란 생각.. 참 어이없죠? ^^;
Commented by 꿈꾸는풍경 at 2004/11/18 09:21
에궁...끔찍해라..뱀도 싫은데...
근데... 그렇게 뱀 혀처럼 만들면... 발음이 새지 않을까요? ^^;
Commented by 뽀스 at 2004/11/18 09:55
제목부터 신선한 충격입니다 ^^
Commented by 들꽃 at 2004/11/18 10:04
젊은 니네들이 모두 잘돼서 세금많이내야 앞으로 나같은 늙은이가 연금 넉넉하게 받으면서 잘 살수 있으니 어짜던둥 잘돼라~하시며 너털웃음을 웃으시던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연금도 믿을 수 없다는 얘기에 서서히 불안감을 느끼고있는 나이다보니 자라나는 10대들이 예사롭지않게 보이더라구요.
젊은 작가들의 시대정신을 수용하면서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자 애쓰는 일본의 모습은 본받아야겠단 생각도 드는군요.
Commented by 마리 at 2004/11/18 10:10
스플링 텅이라;; 굉장한데요 사람혀를 저렇게 만들수있다니 음..그렇지만 징그러울것같아요^^;
Commented by 딱지 at 2004/11/18 11:30
김정수님 때문에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죠.
서류가방에다 한권을넣고 외근 나갔다가 시간이되면 조금씩 볼려고...
넣고 다닌지가 어언두달이 다되 가건만 한번도 꺼낸적이 없다는... ㅡㅡ;
Commented by boogie at 2004/11/18 12:36
아...저책 신문에서 보구.. 참..제목이 특이 하구나 했는데..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네요..10대 무분별함이라..??????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11/18 12:47
겸♪님..네^^ 제목이 특이하고 겸님의 상상도 특이하게 즐겁게 합니다..하하

풍경님.. 발음은 잘 모르겠고(소설속에선 발음은 새진 않지만) 담배는 물수 있는거로 나오더군요. 갈라진 혀사이로 문 담배..연상 되세요? ^^;;

뽀스님.. 하하.. 일본작가들도 한국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를 가진것 같죠? ^^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11/18 12:50
들꽃님.. 시대정신이란 말이 새겨 읽게 하시네요. 우리들도 이제 곧 늙을 텐데 좀더 자각있는 현실을 맡는일에 소홀히 하면 안돼겠어요.

마리님.. 네 ㅡ.ㅡ 저도 징그럽단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딱지님.. ㅡㅡ;; 솔직하시네요. 그래도 꼭 챙겨 넣고 다니세요. 언젠가 무료할때 보실 시간이 꼭 오거든요^^

boogie님.. 10대의 무분별이라기보다 이책에서 의도하는 10대의 슬픔을 좀더 이해할 기회가 왔다고 하면 좋을것 같아요^^
Commented by 뽀스 at 2004/11/18 13:01
그나저나 저 이미지는 책 표지겠죠?
저게 더 멋집니다. 은근히 섹스어필하는 것 같기도 보이고 ㅡㅡ;(물론 저만 그러겠죠? ㅡㅡ;;)
Commented by 넋두리 at 2004/11/18 13:18
문신이란 젋은 날의 치기어린 상처같은 것이죠. 누구에게나 스플릿 턴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11/18 13:19
뽀스님.. 표지가 강렬하죠? 표현하신게 맞는것 같아요 ^^; '아마'는 이미 스플릿 텅(뱀혀)한 상태에서 루이의 혀피어싱에 감각을 건드릴때 쾌감을 받았다고 써있더군요. 도무지 원..ㅡ.ㅡ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4/11/18 13:21
밸리에서 이 제목을 보고, 웃긴 얘긴줄 알았다는... ㅠ.ㅠ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11/18 13:26
넋두리님.. 제대로 이해하시고 계시네요.. 모양과 환경만 틀릴뿐 젊은날에 상처와 슬픔.고독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유진엄마.. 하하.. 네 ^^;; 제목이 그러고보니 그렇게 상상이 될수도 있겠어요^^
Commented by 1ⁿ0ⁿ2 at 2004/11/18 13:35
한국이나 일본이나 질풍노도의 청소년 시기는 다 똑같군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11/18 15:22
1ㅡ0ㅡ2님.. 네.. 한번 읽어보시죠. 단숨에 읽힐거예요.^^
Commented by 흐림 at 2004/11/19 01:02
책이 가볍고 얇은 편이라 처음든 생각은 지하철에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피어싱과 문신,특이한만큼 쉽게 다루기 힘든 소재인데도 작가가 잘 다뤄냈다고 생각합니다. 읽고나서 얇은 책장에 손을 벤듯한 아릿한느낌이 가슴에 남더라구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11/19 10:30
흐림님.. 첨뵙네요? ^^ 반갑습니다. 맞아요. 특이한 소재를 이렇게 술술 약간 엽기적이긴 하지만 잘 풀어간게 가슴에 여운처럼 남았어요. 모처럼 읽으신 분의 꼬리글을 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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