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삶은 개구리. 책읽는 방(국외)





-무라야마노보루


<4가지 타입의 직장인.>


1.<삶은 개구리>형 직장인

개구리를 뜨거운 물이 들어 있는 비커에 집어넣으면 깜짝 놀라 바로 뛰어나옵니다.
그러나 차가운 물이 들어 있는 비커에 처음부터 개구리를 함께 넣고,
아주 약한 불로 비커의 물을 천천히 데우면 개구리는 신기하게도 물의 온도가
높아져도 비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뜨거워진 물 속에서 하얀 배를 드러낸 채 죽어버립니다.

이 이야기에는 급격한 환경 변화에는 깜짝 놀라 반응을 보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이뤄지는 변화에는 둔감해지고, 그 변화에 휘말리다가
결국 매몰되고 만다는 교훈이 담겨져 있습니다.

보신 (保身), 안온(安穩), 두려움 때문에 변화에 대한 대응을 게을리하게 되고,
나중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는 직장인이 바로 <삶은 개구리> 형입니다.


2.<민들레 홀씨> 형 직장인

뭉게뭉게 하얀 솜털에 낙하산 모양을 하고 있는 민들레 홀씨의 운명은
바람에 달려 있습니다. 바람을 타고 표류하다가 떨어진 땅에서 싹을 틔우느냐
마느냐 또한 그 땅에 달려 있습니다.

다행히 바람이 데려다준 땅에 익숙해지고 햇볕도 적당히 비춰주고,
때때로 비가 적당히 내려준다면 민들레 홀씨는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입니다.
싹을 틔우지 못하면, 홀씨는 그대로 그 땅 속에 묻히거나 다시 바람에 실려
다른 장소로 날아가겠지요.

그러나 민들레 홀씨의 솜털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바람을 타고 싹을 틔울 만한 적당한 장소를 찾아 날아다니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 식으로 의지할 곳 없는 상태에서 표류하는 직장인을 <민들레 홀씨> 형 이라고 부릅니다.


3.<다나카(田中)> 형 직장인

시대가 아무리 변화와 유동을 추구한다고 해도, 오직 한 분야에만 뿌리를 내리고 그 '깊이'를 파고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2002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다나카 코이치(田中耕一)가 바로 이런 유형의 으뜸이라 할 수 있습니다.(코이치라는 이름 또한 하나(一)를 경작하다(耕)'는 의미이니 우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완강하게 지키는 사람,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신뢰받고 달인으로서 인정받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이렇듯 한곳만을 깊게 파고드는 사람을, 다나카 코이치의 이름을 빌려
<다나카>형이라고 부릅니다.


4.<피카소>형 직장인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예술가, 파블로 피카소. 그는 살아가면서 몇 번이고
창작 환경을 바꾸고, 교우 관계를 바꾸고, 표현 기술을 바꿨습니다.
참고로 그는 결혼 두번에, 애인도 참 많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환경의 변화야말로 <청색시대>. <장미빛 시대>, ,큐비즘의 시대> 등
작품이 극적으로 바뀌고, 그의 작품 세계가 성숙의 단계로 접어들 수 있었던
요인이었습니다.
그리고 피카소는 동시에 여러 작품 제작에 몰두했으며, 하나의 작품이 끝나면
바로 다음 작품에 도전하는 식의 연속이었습니다. 또한 피카소는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아트 퍼포먼스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을 펼쳤습니다.

인간이 성장할 때, 인간이 새로운 창조에 도전할 때, 기존의 주변환경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때가 있습니다. 다음 비약(飛躍)에 부합될 만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것, 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것, 떠나지 않으면 안 될
장소가 있게 마련입니다. 미지의 창조를 꿈꾼다면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의
유동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스타일이야말로 미의 거장 피카소의 삶의 모습,
창조의 본질이 아니었을까요?
이렇듯 창조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다재다능한 경력쌓기를 추진하는 스타일을
<피카소>형이라고 부릅니다.

..

이 책에는 평범한 4명의 비즈니스맨인 카토가 등장해 같은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입사후 12년 지난 후에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4명의 카토들의 신변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각기 대처하는
모습과 상황을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는데.
부록에 셀프 체크시트가 있어서 나름대로 체크가 가능합니다.

자신의 네가지 타입의 직장인 테스트가 흥미롭게 다가오며
테스트를 통해 반성과 계획이 저절로 생기게 되기도 하죠.



덧글

  • 나쁜엄마표 2004/10/29 13:23 # 답글

    전 아물도 <삶은 개구리형> 인듯 싶어요. ㅠ.ㅠ
    이러다 허연 배를 드러내고 죽으면 어쩌죠?
    반성 좀 해야겠습니다.
  • 『하늘을달리다™』 2004/10/29 14:29 # 답글

    왠지 피카소~형으로 살아갈 듯 합니다...
    조은건지 나쁜건지는 삶의 막바지쯤에나 알 수 있겠죠...
  • 엘체이 2004/10/29 15:07 # 답글

    와. 요즘 사실 정체성에 대한 글을 읽고서 피카소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 좋은 글읽었어요. '피카소형 직장인' 글은 좀 퍼가서 관련 글에 수정을 할게요. ^-^ '정체성'이라는 personae카테고리에 있는 글이랍니다.
  • 들꽃 2004/10/29 15:23 # 답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었을 때도 그랬고, 김정수님의 이 글을 읽었을 때도 그렇네요. 갈수록 세상이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못하도록 한다는 것! 전 적당히 삶은 개구리형 같네요^^
  • 지유엄마 2004/10/30 22:35 # 답글

    저의 원래모습은 피카소형이었나 싶네요....
    새로운생활..새로운모습을 항상 갈망하며 변화를 추구하며 살았었죠..하지만 결혼하고.. 애기낳고.. 평범함 가정주부로 살아가고있는 지금의 제 모습은 삶은 개구리형에 가깝네요...
    변화와 창작의 자극이 너무도 필요한 시점인것 같네요..
  • 김정수 2004/10/31 21:12 # 답글

    유진엄마.. 대개가 아마도 변화되는 환경에 굴복당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못하고 사는것 같아요. 왜냐면 너무 힘드니까.. 그런거겠죠.. -.-

    『하늘을달리다™』님.. 막바지엔 알게 되겠죠..^^;

    엘체이님.. 정체성에 대한 글 잘 읽었어요. 역시 화가에 대한 비유라 훨씬 눈길이 끌렸죠? ^^;

    들꽃님.. 맞아요. 우유통에 빠진 개구리가 열심히 발을 굴러서 치즈를 만들어 나왔다는 일화도 생각나구요.

    자유엄마.. 그런 생각을 놓치지 않고 사는 이상..분명 기회가 올거예요. 자신의 능력을 펼칠.. 그리고 집에서 그 기회가 없어진다고 생각하심 안되죠. 육아에 대한 전념과 창의성은 곧바로 아이에게 적용될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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