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밖의 산책.


산책로 밖의 산책

-이문재


나의 꿈은
산책로 하나 갖는 것이었다
혼자이거나
둘만의 아침일 때에도
언제나 맨 처음의 문으로 열리는
그 숲에선 혼자가 나를
둘이 서로를
간섭하지 않을 것이었다

매일 그 시간을
나는 그 길 위에 있을테고 숲길 저 마다의
구비들이 나를 기다릴 것이었다

저녁의 섬세한 무렵들이 음악과 같이
나의 산책 안에서 한칸씩 달라질 터
그 때 나는 풍경을, 그대의
온전함이라고 노래했으나
홀로이거나 둘만의 저녁이라고
믿었던 그 숨가쁘던 날들은
휘발되어 버리고, 돌아보면
은자의 꿈 일찍이
부서지고 말았으니,

산책은
산책로 밖으로 나아가려는
불가능인 것, 기어이 산책로의
바깥에서 주저앉는 무모인 것을
산책은, 산책로 밖에 있어야 했다


by 김정수 | 2004/08/18 13:31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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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대유감 at 2004/08/18 14:05
좋군요.
Commented by 초보임산부 at 2004/08/18 14:46
우리집 근처에 저런 산책로가 있으면 참 좋으련만....
핑계일지 모르지만 그럼 정말 열심히 다닐텐데...^^
참 멋지네요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4/08/18 16:30
스킨이 바뀌었네요. 깔끔하게... 음악도 나오구... 좋아요 ^^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8/18 18:20
히.. 감사합니다~~ 유진엄마.
조작하다보니까 음악넣는거 알았어용~~ ^^

초보임산부님.. 마음의 여유에는 산책만한게 없죠..

시대유감님.. 따로 또 같이.. 이런 공유되는 감성이 통하는 산책길이 제게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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