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아름다운 그늘. 책읽는 방(국내)






그리움과 친해지다 보니 이제 그리움이 사랑 같다.
흘러가게만 되어 있는 삶의 무상함 속에서
인간적인 건 그리움을 갖는 일이고
아무 것도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을
삶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며
악인보다 더 곤란한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그리움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됐다.
그리움이 있는 한 사람은 메마른 삶 속에서도
제 속의 깊은 물에 얼굴을 비쳐본다고
사랑이 와서 우리들 삶 속으로 사랑이 와서
그리움이 되었다.
사랑이 와서 내 존재의 안쪽을 변화시켰음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사라지고 멀어져버리는데도
사람들은 사랑의 꿈을 버리지 않는다.
사랑이 영원하지 않은 건
사랑의 잘못이 아니라 흘러가는 시간의 위력이다.
시간의 위력 앞에 휘둘리면서도 사람들은 끈질기게
우리들의 내부에 사랑이 숨어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아이였을 적이나 사춘기였을 때나 장년이었을 때나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을 관통해 지나간 이름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 아름다운 그늘 中 -



소설가 신경숙의 첫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1995)의 개정판이다.
하지만 개정판이라고 해봐야 별로 손댄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 그녀의 글솜씨는 어찌보면 탁월해다 해야 할것 같다.

신경숙씨의 글을 읽으면 치밀하다 할 정도로 문장 하나하나에
고민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런 작가가 있다는 사실은 한국에도 이런 작가가
있다라는 자부심마져 느끼기도 한다.

그녀가 소설가로 입문한지 10년만에 산문집을 냈다.
이 산문집은 그녀의 어린시절과 성장과정, 습작시절의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필사로 보낸 여름방학 편) 따라서, 그녀의 일기장과도 같다.
나이를 먹고 인기가 올라도 늘 소녀같이 수줍어하는 그녀의 겸손함이
나는 참 좋다.



덧글

  • 혜광 2004/07/31 20:26 # 답글

    존재의 가장 깊숙한 곳을 관통해 지나간 이름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사랑이 관통하고 지나가면 눈이 멀고 마음이 멀고 온통 신경이 그리로만 가더라구요.

  • 김정수 2004/07/31 22:19 # 답글

    사랑이 관통. 우와.. 표현이 좋습니다.
  • 시작視作 2004/08/01 00:01 # 답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에효~~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없고...
  • 편지이야기 2004/08/01 12:07 # 답글

    .옛 날 에 내 가 했 던 말 이 생 각 나 네 요.;
    .그 리 운 게 당 연 해 서 이 젠 그 립 다 는 생 각 도 안 든 다 고 .. ;;
  • zenca 2004/08/01 13:11 # 답글

    신경숙의 문체 너무 좋더군요. 배우고 싶은...
  • loveband 2004/08/01 17:47 # 답글

    읽어봐야 겠어여... 님 말대루.. 신경숙씨의 문장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놓치기 싫을때가 참 많은 것 같아여.. 그래서.. 대학교때는 그분책에서 좋은 글귀를 복사해서 외우고 다녔는데.. 늘 너무 많아서.. 탈이었지만...
  • sunga 2004/08/01 21:40 # 답글

    흡.. 저두 님글보니.. 이책이 읽고싶어졌어염..'ㅡ' 감사~
  • 김정수 2004/08/02 08:30 # 답글

    loveband님 말씀 들으니..추억이 생각나요. ^^*
    신경숙씨 글귀가 하두 좋아서 저도 외우며 다닌적이 있었거든요.
  • loveband 2004/08/02 09:28 # 답글

    정수님두 그러셨어여?? ㅋㅋ 그때 남들이 유별나다구 그랬는데.... 제가 유별난 건 아니네여....^^
  • innerflight 2004/08/07 04:48 # 답글

    이 산문집은 꼭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녀의 소설보다 그녀의 산문이 더 깊은 설득력의 힘을 지닌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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