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사랑은 영혼을 앓은 자의 몫입니다.


사랑은 영혼을 앓은 자의 몫입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먹고 사는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사랑은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행선을 달리는 철로처럼
그 둘은 좀처럼 만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 사람에겐
매일같이 되풀이되는 생활만이 부닺칠 뿐
사랑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습니다.
더 좋은 물건,
더 나은 집,
더 맛있는 음식에 빠져 있다보니
사랑이 다가설 틈이 없는 것이지요.
그사람의 가슴속엔 그리움이란 바람은 불지 않습니다.
대신 혼자만의 옷깃을 꼭꼭여민
고독의 깊은 그늘만 자리할 뿐입니다.
물론 사랑도 환희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사랑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좌절에서 얼마만큼 견딜 수 있는가를
보이기 위해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한다는 것은
다분히 우리의 피와 살을
마르게 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육체는 마르게 할지라도
그 사람의 정신만큼은 더욱 풍성하고
맑게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슬픔과 고통이 없는 곳에서
우리의 정신은 결코 맑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이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이의 얼굴을
가만히 떠올려 보십시오.
그리움이 싸아하게 솟아 오르면
사랑은 정말 영혼을 앓는
이들의 몫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by 김정수 | 2004/07/23 09:37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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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꿈꾸는풍경 at 2004/07/23 10:08
너무 근사한 글입니다...
마음에 남아요..
Commented by 혜광 at 2004/07/23 21:18
슬픔과 고통이 없는곳에서 우리의 정신은 결코 맑아지지 않는다.
멋진 표현입니다. 인생을 알때 비로소 보이는 일반적인 진리입니다.
Commented by 에메랄드 at 2006/05/19 02:04
항상 오면 담아가고 싶은 글이 정말 많아요^^;;
시간날때마다 와서 보는데,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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