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 빵은 유쾌하다.



비오는 날의 커피 한 잔



하루종일 비만 오는 날입니다.
창 밖의 나무가 젖고. 차가 젖고, 새벽 한 시의 어둠마저 젖습니다.
일단 세상이 젖으면 추위가 느껴져 외투에 몸을 파묻거나
이불 속으로 기어들죠.
이렇게 비가 와서 젖는 다는 건 눈에 보이는 모습만 젖는 건
아닙니다. 세상이 젖으면서 마음도 젖는 법.
여유가 있다면 사람들은 사색의 동굴 속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젖는다, 혹은 적신다는 건 메마르거나 헛헛한 삶을 적시는
것이기도 합니다.

밖이 추우면 추울수록
비가 거칠게 내리면 내릴수록
바람이 무섭게 불어댈수록
커피 맛은 죽여 주죠
마침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
모차르트의 곡이 흘러 나오는군요.

당신도 아실 겁니다.
커피 속에 설탕과 프림과 모차르트의 영혼을 넣고 끓였습니다.
모차르트의 숨결을 남김없이 드세요.



신 현림...빵은 유쾌하다 중.

...지금 나는 쉬면서 시를 읽으며 내 주변에 익숙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고 싶다.
해와 바람이 오고 가는 것을 느끼며, 내가 제대로 잘 살고 있는지 인생의 옷을
찬찬히 살피고 싶다....'상상력은 가장 남루한 환경을 마술로 변화시킨다'는
장 그르니에의 말이 생각난다. 이 책에 담긴 상상력의 에너지가 섬세하고 달콤하게, 때로는 깊고 드넓은 파도처럼 독자에게 가 닿길 바란다. (저자의 말중)

by 김정수 | 2004/06/25 08:26 | 책읽는 방(국내)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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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들꽃 at 2004/06/25 09:23
커피속에 설탕과 프림과 김정수님의 따사로운글을 넣고 끓였더니, 더욱 죽여주는 커피맛이네요^^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4/06/25 09:58
음, 저도 지금 모차르트 듣고 있는데....
더운 여름날인데도 설탕, 프림, 그리고 모차르트의 영혼을 넣은 뜨거운 커피를 마셔야 할까봐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5 12:49
딱딱한 사무실에서도 모짜르트를 연상하며 커피를 마실수 있는 상상은 일상을 견디게 하는 힘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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