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가난한 사랑노래.


'가난한 사랑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by 김정수 | 2004/06/23 11:57 | 엄마가 읽는 시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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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신경림 / 가난한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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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로맨틱한사랑쟁이 at 2004/06/23 11:59
이시는 고등학교때 배웠었죠...
여고시절을 울리던 애절한 시였어요....
여전히 가슴을 울리는...
아직도 전 여고생인가봐요 ^^
Commented by 편지이야기 at 2004/06/23 13:29
.엌.너 무 서 글 프 잖 아. . ;ㅁ;
.돈 없 는 게 죄 는 아 니 지 만 역 시 불 편 하 죠 . .; ㅅ;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4/06/23 14:44
오늘 아침 남편이랑 한바탕 하고왔는데, 이런 시를 올리시면...
저, 반성해야 되잖아요. -_-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3 15:41
-.- 유진엄마..전 그럼 어떻게 해야해욧!
오늘밤 대화로 푸세요~ 술한잔 하시면서^^
Commented by 에스퍼 at 2004/06/24 02:39
음. 저도 좋아하는 시에요. 트랙백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혜광 at 2004/06/24 13:31
나쁜엄마 사랑싸움 하셨구만이라.그림도 좋고 시도 제목도
정수님 책 읽는 모습 상상해보니 아름다워 보입니다.
실은 책 보내 달라는 아부입니다 속지 마세용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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