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가 스타작가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이다.
이 소설이 소개된 이후로 하루키 열풍이라 할만큼 많은 그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꾸준히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가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서른일곱의 화자 '나'가 대학시절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젊은 시절 '나'가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졌던 상실과 아픔이
밑바닥까지 느껴졌던.. 원초적 고독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나'는 고교 2학년때 유일한 친구 '기즈키'가 차안에서 자살을 하는 사건을 맞는다.
죽음을 가까운 현실로 느꼈을 '나'는 걷잡을 수없는 고독과 슬픔에 휩싸인다.

스무살 전후의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시대적 환경과 가정환경.
그리고 친구로 부터 겪게되는 심리적 갈등이 뛰어나게 묘사되어 있다.

우선 이책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고독해보인다.
주인공 와타나베는 고독을 즐기는 편이고 그 주변 인물들도 모두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서 살아간다.
물론 그러한 배경엔 마음속의 깊은 상처들 때문에..
그 아픔으로 인해 쉽게 세상과 마주 하지 못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더 성숙한 모습이 되어 나타났었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책의 서문에서 작가는 말한다.
자기는 이책에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다고..

이소설은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서 책장을 덮을땐
결코 가벼워지지 않는 무게를 주는 책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특히 젊은 날에 한번쯤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
상실의 대상은 단지 사랑만은 아닐 것이다.
범위는 광범위하고, 불시에 찾아오기 때문에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것이다.
하지만 달리보면 아픔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

아픔이라는 감정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용기있게 사랑할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그래서 아파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축복이다.

살아가면서 상실의 아픔을 겪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정직하게 아파하는 것이다.
우물에 빠져을때 한 번 쯤이라도 바닥끝까지 내려가 보는 것이다.
지나친 낙관주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바닥끝에는 절대적인 상실과
아픔만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상실의 아픔을 통해 인간은 조금씩 성장해 나가기 때문이다.
수만년에 걸쳐서 인간이 진화해 왔듯이, 인간의 정신도 수많은 아픔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정직하게 그리워하는 것도 능력이다.


by 김정수 | 2004/06/22 12:52 | 책읽는 방(국외) | 트랙백(2)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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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나의 아름다운 가족 at 2005/03/30 08:26

제목 : 상실의 시대
비틀즈의 노르웨이 숲이 원제라는 이 소설이 왠지 노래랑 너무 잘 맞는거 같다.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하나둘씩 머리속을 스쳐간다. 오래만에 접한 그림 하나 없이 뺵빽한 글자들, 책의 두께에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할것 같았는데 젊은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봤던 상실을 경험해서인지 공감이 가서 쉽게 읽혔던거 같다. 아마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다면 도무지 이해할수 없었을수도 있겠다 싶지만 서른이라는 나이는 세상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수 있게 해준다. 정수님의 독후감을 빌려왔다......more

Tracked from 우주비행 at 2005/04/09 12:58

제목 :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 한 십여년 만에 그 책을 다시 펼쳤는데 그나마 그의 다른 책들만큼 다시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좀처럼...시간을 들이기 힘들게 하였던 것이다. 아마 그 책을 처음 보던 때에, 그 책의 마지막을 덮으면서 몹시 허무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따뜻한 평으로 감싸안는 정수님의 글을 대신하며... ...more

Commented by Gadenia at 2004/06/22 13:00
아..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했어요. 노르웨이의 숲하고 해변의 카프카를 그중 제일 좋아했었는데...
사실 상실의 시대는 개인적으로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던걸로 기억해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2 13:04
전 개인적으론 해변의 카프카에 점수를 더 주고 싶어요.
Commented by 혜광 at 2004/06/22 13:05
전 다숨에 읽어 버렸습니다.사실 소설은 별로 였는데 하루키나 밀란쿤데라 소설을 읽고서 소설에 관심을 갖기 시작 했어요.
Commented by 판넬들아 at 2004/06/22 13:06
영향을 미칠정도는....아니었던거 같지만..꽤나 빠져서 읽은책이었죠 ^^ 기억에 남는 대사는..
.....'위대한 개츠비를 3번읽은 사람이라면 친구가 될수있지'
.....'하지만 쥐는 연애를 하지않아요!'
.....'나 얼만큼 좋아해?'.......'봄날의 곰만큼'[...]
반복학습의 산물임에도 불구하고...이상한것들만 기억에 남는군요 .....(털썩)
Commented by 들꽃 at 2004/06/22 13:38
거기서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란 영화제목이 나왔나요???????^^

김정수님//'살아가면서 상실의 아픔을 겪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정직하게 아파하는 것이다.
우물에 빠져을때 한 번 쯤이라도 바닥끝까지 내려가 보는 것이다. 지나친 낙관주의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바닥끝에는 절대적인 상실과 아픔만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상실의 아픔을 통해 인간은 조금씩 성장해 나가기 때문이다.
수만년에 걸쳐서 인간이 진화해 왔듯이, 인간의 정신도 수많은 아픔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너무나 감동적인 구절이네요^^ 퍼가도 되겠죠?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2 13:49
^^;; 그럼 제가 영광이죠..
Commented by 꿈꾸는풍경 at 2004/06/22 14:16
아... 너무나 유명한데도.... 읽지 못했다죠...
이렇듯 책의 소개를 보게되면..늘 봐야지 봐야지 맘만먹구..
결국은 만화책만 보게 되는 저랍니다...ㅡ ㅡ;
Commented by 나쁜엄마표 at 2004/06/22 16:57
마자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해서, 무쟈게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이재훈 at 2004/06/22 22:20
성관계로만 사건들이 풀리고 진행되고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때가 한참때여서 그랬나?-_-a;
Commented by shiningsaver at 2004/06/23 02:53
아직 상실의 시대까지는 안 갔군요. 최근작부터 거꾸로 읽어나가는 순이라.. 이제 바람의 노래를 불러라를 읽을 차례인 듯..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3 08:25
사랑이란 답을 얻기 위해 진행되는 스토리로만 본다면 진부하다고 느낄수도 있겠네요. 이재훈님.^^ 20살밖에 안된 남녀의 성애 묘사가 너무 사실적이라 문화적 이질감을 감추기가 힘들죠. 특히 남자주인공이 이모뻘 되는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이별하는 부분등등..
Commented by 혜광 at 2004/06/26 22:37
성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왠지 저는 거부반응이 전혀 안들더라구요.
Commented by zenca at 2004/06/27 03:02
<노르웨이 숲>이었던가? 원제가요... 처음 이 작품을 통해 하루키를 알게됐는데 중독될 것만 같아 겁났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김정수 at 2004/06/27 17:12
하루키에게 중독된 팬들이 많습니다.^^
Commented by 챠우챠우 at 2004/09/18 00:55
저는 상실의 시대에서 기억에 남는 문구라면,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라는 말이었습니다. (최근에 다시 읽은적이 없어서 표현이 약간 틀릴지도 모르겠습니다만...-_-a)
쥔장님 관련글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
Commented by 이너 at 2005/04/09 12:59
저는 이 작품에 대해 생각하면 밀란쿤데라의 농담이 더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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