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아침풍경. 일상 얘기들..





1) 2001년 5월 8일 어버이날 일기(3년전).

예상은 했었지만, 두 아들네미의 색종이 꽃과 카드를 받으니
주책맞게 콧등이 시큰해졌다.
이번 어버이날은 작은애가 유치원이란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맞는 행사기 때문인데, 제법 유치원에서 배운대로
내 가슴팍에다 핀을 꼽을려고 애를 쓰는 모습 때문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약간 도움을 줘 꽃을 꼽았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남편과 나, 그리고 할머니까지 앉아서
바쁜 출근아침에 카드낭송까지 들어야 했다.


(작은애 카드내용)
엄마, 아빠 사랑해요. 건강하세요(핫트그림)최용희예요.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핫트 세개) 편지중이예요.
끝은 아니예요. 그리고 보트,배 태워주셔서 고맙습니다.
너무 재미있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대형핫트)


그리고 카드 뒷면에 햄버거 그림을 그리고 사주세요~맨트까지
잊지 않았다.

큰애는 능숙한 글솜씨로 그럴듯한 편지를 읽어줬다.
아빠가 벌어다 주는 힘든 돈을 자기가 이빨치료비로 쓰는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쓰고, 엄마 살림하시느라 고생한다고까지 덧부쳤다.


내 유년시절 어버이날은 어땠는지 반성이 된다.
엄마,아빠 앞에서 쑥스럽지만 이렇게 편지를 읽어드리지 못한것이
후회된다.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한데 말이다.
이젠 다 커서 결혼을 했답시고, 꽃한송이 달아드리고 용돈을
쥐어 드리는 걸로 자식노릇은 다했다고 안심하는건 아닌지..

어버이날 아침, 아이들의 편지낭송으로 시간을 끌었는데
시숙전화가 오고, 끊자마자 시동생내외가 번갈아가며
어머니를 찾았다.
덕분에 어머니는 입이 귀에 걸리셨고, 흐뭇해지는 마음이
저절로 전염이 되었다. 결국 난 덕분에 지각을 했다.

이번 어버이날은 어머니 이쁜 여름옷과 적당한 용돈으로 때운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선물과 돈보다도
자식들이 부모를 위한 마음으로 이렇게 마음이 훈훈해지는것을
새삼스래 느낀 아침이었다.



2) 2004년 5월 8일 일기(3년후).

용희가 불우이웃 돕는차원에서 돈을 가져오라고
해서 줬더니 어버이날이 있기 며칠전에 멜로디가 있는
카네이션을 사들고 왔다.

'이게 뭐야?' 하니까
어버이날 달을 것을 밀 주는 카네이션이란다.

용석이는 학교 입구에서 조화카네이션을 세개 공평(?)하게
사와서 어머니서부터 나까지 하나씩 달아줬다.

동서가 셋째를 낳는 바람에 어머니가 당진으로 산후조리차
내려갔다 오시는 덕분에 일찍퇴근한 나는
회사에서 일이 잔뜩 밀리게 되어 5월초가 되어도 난 일에
치어 사느라 어머니와 친정집 선물을 살 시간이 없었다.
내가 편하자고 돈으로 선물을 또다시 하고야 말았다.
이래저래 핑게만 늘고 있는 셈이다.

점점 세상이 인스턴트화 되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아침 어머니와 나, 진규씨는 셋트로 똑같은
카네이션을 두개씩 가슴팍에 달고 있다.

색종이카네이션을 달고 수줍게 다니는 아줌마,아저씨들이
새삼 부러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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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샤콘느 2004/05/08 09:41 # 답글

    링크따라 왔습니다...
    전 아직 아이가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내 아이에게 어버이날 선물을 받으면 엄청 감동일것같은 생각이 드네요~
    부럽습니다...^^
  • 김정수 2004/05/08 10:36 # 답글

    앗. 사콘느님은 아직 아이가 없으시군요. 배부른 소리를 했나봅니다. ^^
  • 나쁜엄마표 2004/05/08 11:20 # 답글

    크, 저도 어제 어린이집 행사에서 받을 수 있었는데, 그만 유진이가 아파서 행사 참석을 못했어요.
    울 딸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의 감동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까 봅니다.
  • 김정수 2004/05/08 11:30 # 답글

    유진이가 얼렁 나아야할텐데.. 행사도 참석 못하시고...ㅠ.ㅠ
  • 거울세상 2004/05/08 22:23 # 답글

    선물포장이 깜찍한데요^^ 부모님보다 어린이들이 좋와할꺼 같아요..^^ 너무 귀여워요..
  • 김정수 2004/05/08 22:42 # 답글

    거울세상님은 포장에 관심이 많으시더군요..^^ 전 저렇게 포장 못해요..-.-
  • 거울세상 2004/05/08 23:19 # 답글

    선물포장&리본공예강사이다보니...ㅎㅎ 직업병이죠..뭘..;;;
  • 김정수 2004/05/09 09:59 # 삭제 답글

    우리 큰애도 특별활동반에 종이접기반에 들 정도로 종이접기에 관심이 많아요. 이주일에 한번씩 종이작품을 가져오는데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 편지이야기 2004/05/09 11:25 # 답글

    .그 래 도 달 아 주 는 게 어 디 에 요.;
    .저 같 은 불 효 자 식 은 안 달 아 줘 요. .. ;
  • 2008/08/01 12:44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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