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추억들을 내 손으로 보냅니다. 일상 얘기들..





친정집에 갈때마다 엄마가 없다는 현실은 상처를 건든 사람처럼 매번 통증으로 다가옵니다.
불과 한 두달 전에 엄마와 나눴던 이야기들의 의미를 찾는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빈털털이가 된 사람이 뒤져도 나오지 않는 주머니를 허우적대는 기분이랄까요..

아버지는 따뜻한 요양사님의 보살핌에 완전히 회복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행스러운 일인데도 너무나 평온하시고 건강해지셔서 묘한 배신감마져 들기도 합니다.
어제는 혹시나해서 엄마 꿈을 꾸신적이 있느냐고 조심스레 여쭤봤답니다.

"한 번도 안 보인다."

서운해하는 딸네미 얼굴은 살펴보지도 않으시고 무심히 쌀과자를 입으로 넣으십니다.
요양사님은 얼른 꿈에 안나오는게 더 좋은거라고 아버지대신 대답을 해주시는데 그 대답이
왜 전 좋게만 들리지 않는 걸까요..

생각해보면 아버지의 뇌는 이미 수렁처럼 가라앉아 껍데기만 남은 사람일텐데 제가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가 봅니다. 항상 머리 속이 빙글빙글 돌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 뇌에
엄마의 추억이, 그리움이 차지할 공간은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친정집에 갈때마다 엄마의 화장대를, 엄마의 옷가지를, 엄마의 소지품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고 버리고 있습니다. 버릴때마다 엄마의 추억들을 내 손으로 정리한다는 사실이 힘겹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저도 아버지처럼 꿈에조차 엄마가 나타나지 않는 날이 분명 오겠지요.

사람이 과거를 돌이키는 행위를 하는 것은 지난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엄마는 잘 사셨다고, 고마웠다고.. 이렇게 가시게 해서 죄송하다고
들으실 수 없을지라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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