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아버지. 일상 얘기들..




친정아버지 방에서 나온 버릴 옷가지들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 남편 / 문정희 詩 中



친정엄마는 최소한 아버지보다는 오래 살거라고 생각하셨다. 내가 보기엔 엄마가 더 심각하게 아프셨는데도
장담섞인 말씀을 듣노라면 어쩌면 엄마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기까지 했다.

"불쌍한 저 양반, 내가 거둬줘야지, 자식들도 더 심해지면 똥기저귀도 못 받는다."

하지만 결국 내 예감이 맞았고, 친정엄마는 속절없이 세상을 등지셨다.

오랜 뇌경색으로 흐릿한 기억을 붙잡고 간신히 매달려 사시는 친정아버지가 너무나 불쌍하고 가엽기 그지없다.
아내의 빈자리는 얼마나 클까. 엄마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아버지는 눈물이 고이신다.
반은 아기가 된 아버지. 다 큰 아기가 아내를 엄마처럼 찾으신다.

아버지는 엄마가 운명하시고 내리 며칠을 잠만 주무셨다. 마치 그 일 밖에 할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살아 있는 사람은 어찌되었든 일어서서 움직여야 한다.
아버지를 설득시키고 방청소를 하고 이발과 면도를 해드렸다.
추석때 깔끔하게하고 엄마 만나자고 말씀드렸더니 몸을 맡기신다.

아버지는 얼마나 사실까.
아버지는 참 복도 많다. 엄마가 먼저 가셔서 기다리고 계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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