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 기제사를 앞두고 드는 생각들.





돌아오는 일요일은 돌아가신 시어머님 네 번째 기제사가 있는 날입니다.  
운 좋게도 전날 용석이도 영국에서 귀국하는 날이라 기제사를 함께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에겐 첫 번째 손자라 금지옥엽 이뻐해주셨는데, 영혼이 있다면 용석이 술잔을 받고 
많이 기뻐하시리라 생각이 드네요.

영면하신지 4년이 되가는데도 아직까지 어머니방의 옷가지와 이불들은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끔 남편이 어머니 옷장문을 열고 정지된 화면처럼 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때면 한 인간의 생에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는 남편이 스스로 애도를 끝내고 정리하자고 말할때까지 기다려줄 의향입니다.
우리는 보통 애도의 시간이 1~2년이면 끝날 거라 생각하지만 부모, 자식의 관계의 경우
고통스런 치유의 과정이 수년간 이어진다고들 하더군요. 

친정에 일주일에 두 세번은 들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청소해도 사라지지 않는 악취때문에 괴롭지만(다행히 두 분은 평온한 표정이십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 부모님이 살아계신 행복한 자식이란 생각으로 위안을 삼게 됩니다.

철없던 시절엔 부모님이 제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언니들, 남동생에게 해준 사랑만큼 못받았단 서운함이 가슴가득 채워져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제 나이가 들고 더이상 사과를 받을 수도 없을만큼 야위어진 두 노인들이 제 앞에서
저를 의존하며 바라보고 계신 것을 보니 얼마나 못난 생각이었나 반성이 됩니다.

옛말에 "나무는 고요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멈추지 않고,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아직 친정부모님과 시간이 더 남아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시어머님 기제사 준비를 합니다.  용석이가 온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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