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것이 당연합니다. 책읽는 방(국내)







가끔 우리는 너무나 많은 사회적 관계 때문에 생긴 본질의 문제에 파묻혀
나 자신의 존재감을 잃을 때가 있다.
이틀이든 사흘이든 잠시만 본질의 문제에서 떠나 있어보자.

본문 中



스포츠 정신의학 분야를 개척한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가 펴낸 이 책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크거나 작게 겪어봤을 '불안'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다양한 환자들의 심리치료
사례(좋은 실적을 필히 내야하는 스포츠선수들의 불안을 많이 다뤘지만)로 불안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내가 현재 겪고 있거나 겪었던 일들의 원인을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다.

먼저, 학자답게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불안'에 대한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흔히 가중한 스트레스가 '불안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인데, 만약
그 스트레스라 느끼는 것을 힘들더라도 처리하고나서 '불안'이 사라졌다면 그것은 불안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안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지(無知)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며, 모르기 때문에
공포와 함께 불안이 야기된다. 그러니 우리가 불안의 원인이라 느끼는 것은 불안이 아닌 것이다.
그는 치료환자 절반쯤을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만 정확히 알게 해주는 것으로 끝낸다고 말한다.

불안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심리상태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러니 내 안의
어린아이같은 '불안'을 다독이듯 달래며 살기를 권하고 있다. 나 혼자만의 괴로움이 아니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불안'이란 감정이 왜 생기며 어떻게 달래며 살아가야 할까,라는 의제가 남는다.
저자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인간 정신의 세 가지 변화를 많이 거론한다.
인간 정신의 변화를 이해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정신은 낙타에서 사자로, 사자에서 어린아이로 변모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관습과 규범의 세상으로 던져진다. 우리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니체는 이 단계를 '낙타'로 표현했다. 낙타는 풀 한포기 나지 않는 불모의 사막을 횡단
하기 위해 몸속에 수분을 저장하고 '참을성 있는 정신'을 소유한채 무거운 짐을 가득 싣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모든 인간이 한 번은 거쳐가야 하는 필수 코스인 셈이다. 이 단계에 평생
머물러 있는 사람도 있다. 시지프스의 신화가 생각나지 않는가.

이 단계를 거친 사람은 '사자'의 단계를 거친다. 기존의 가치, 관습, 규범, 관계의 짐을 견딘
사람은 자유정신, 자유의지를 상징하는 명령의 단계로 들어선다. 사자는 낙타의 단계를 거쳐왔기
때문에 스스로 자기 삶의 무게, 중심을 만든다. 즉, 사자는 기존 가치를 부정하고 명령하는 단계다.

마지막으로 '어린아이'단계는 정신변화의 종착역으로써, 우리가 알고있는 '아모르파티'단계다.
사자가 '파괴'라면 어린아이는 '창조'의 단계로 말할 수 있다. 사자가 특별한 존재가 되려고 분투하는
단계라면, 어린아이는 굳이 그렇게 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최대한 즐긴다.

"인간의 정신이 어린아이의 단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정신은 '자신의'의 의지를 원하고,
'자신의'세계를 획득한다."


인생의 레이스 중 내가 어떤 정신변화의 단계에 서서 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내려다 보면 조금
지금의 불안이 작게 보이지 않을까. 우리는 타인의 성공만 볼 뿐, 그들이 눈물을 흘리고 힘들때는
땀을 흘려가며 어려움을 견뎌된 경험의 산물이란 사실은 보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불안이
주도권을 잡기위해 자신을 괴롭힐 뿐이다. 잊지말자, 불안은 이겨내는 것이 아니다.
살살 달래가며 같이 동행해야하는 불편한 아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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