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추석. 우리집 앨범방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해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 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밭에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해

- '가을' 조병화




흩어져 있는 친지들이 명분을 가지고 모일 수 있는 명절이 코로나로 인해 2년 째 발길이 반강제로 끊기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홀가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가족공동체 일원들은 아쉬운 마음이 없잖을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저희 집으로 제사를 모시고 온 이후론 명절차례상과 기제사를 식구들끼리만 지내고 있네요.
백신속도가 코로나 확진자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비춰봤을 때, 내 년 명절도 별 수 없지 않을까요.
사실 생각해보면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준비하는 사람의 의지일 것입니다.
그러니 오면 고맙고 오지 않아도 속상해 할 것은 없습니다.

가을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시는 추석명절이었습니다.
이제는 의례 제사 지내는 것에 능숙해져서 다행입니다만, 오십 이후부턴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며칠준비를 조금씩
나눠 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올 추석은 지난 여행이후 충전된 기분 덕분으로 스트레스없이 준비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올 해는 용석이도 영국에서 돌아와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첫 손자를 낳았다고 어머니가 여간 기뻐하셨던 것이 떠올라 제사때 용석이가 없으면 저도 죄송한 마음이 들거든요.
어머니가 얼마나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셨는지 마치 저는 2순위 엄마같은 기분이었으니까요.
살면서 조건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게되고, 또 그 사랑을 황제처럼 수용하는 입장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보물같은 관계인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기억은 그래서 상대적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10월이 오면 남편과 시어머니 계시는 선산에 내려가 인사드리고 와야겠습니다.
요즘은 시어머니가 많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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