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오면 몸이 기억한다. 일상 얘기들..




시어머니 생전 마지막 생신상 사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면 나는 어김없이 시어머니 생신상을 차렸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몸이 기억하는 고단함, 그리고 기여코 손님상을 무사히 치뤄야 한다는 책임감의 기억이다.
어느새 영면하신지 3년차가 되어가는 여름을 맞았다.

시어머니 생신은 음력 6월 25일이시다.
절기 중 중복과 말복 사이로 가장 여름의 뜨거운 맛을 보일 시기라 생신상을 준비하는 며느리 입장에서
음식준비 스케줄은 물론이고 더위와도 한판 승부를 벌어야했다. 스트레스는 덤이었다.

어머니는 생신날에 자부심이 최고치를 달렸다.
흩어진 자식들이 모이고, 오로지 어머니의 안부에만 촛점이 맞춰지는 그날이 어찌 행복하지 않으실까.
2016년 생신때는 시장길에 빠르게 움직이느라 발이 접질러 기브스를 할 정도로 다친적이 있었다.
손님들이 불편해 하실까봐 기브스도 못하고 참으며 음식을 차리고 연기했던 통증의 기억도 있다.

아무튼 나는 매년 어머니 생신준비가 마치 전투 준비를 하는 군인같은 심정이었다.
그리고 부상으로 축하객(자식들)이 1박2일 쉬다가시고나면 손바닥과 발바닥이 화끈거렸다.
당시엔 그저 어머니 기쁘게 해드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잊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 생각해보니 어머니뿐만이 아니라 나의 인내에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곧 어머니 제사일이 돌아온다.
제사준비는 생전에 비하면 너무 단촐한 기분마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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