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약해질수록 삶의 겸손을 배우게 합니다. 일상 얘기들..





인생을 강이라고 생각해보자.
둑 사이에서 가늘게 흐르기 시작한 강물은 돌 위와 다리 아래를 지나 폭포수가 되어 떨어진다.
"강은 점점 더 폭이 넓어지고 둑은 점점 낮아진다. 물은 갈수록 더 잔잔히 흐른다 눈에 띄는
커다란 변화 없이 결국 바다와 어우러지고, 고통 없이 독자성을 내려놓는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中




친정아버지가 갈수록 쇠약해지신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뇌졸증으로 왼쪽팔과 다리를 못쓰셔도 소화력 하나만큼은 왕성하셔서 마음 한 켠에는 잘 드시니
이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안심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들어서부터는 작년과 다르게 양이 절반으로 줄어드시고, 그나마 자꾸 체하시고 그러시는군요.
지난 주에 병원에 가자고해도 괜찮다 하시더니 오늘은 못버티시겠는지 가겠다고 하십니다.
진작에 딸말듣고 가셨음 일주일을 더 고생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았냐고 말하니, 네가 힘들까봐 그러지 하십니다.
이제는 친정엄마도 힘에 부쳐 아버지를 혼자 케어를 못하시니 결국 자식들 없이는 병원도 마음 편히 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셨습니다. 제가 퇴직하고 시간이 여유로워진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 들려 약을 처방받고 간김에 영양제를 맞혀드렸습니다.
250ml 작은 영양제 하나가 뭐라고 투약하고 나니 혈색이 훨씬 좋아보이는 기분이 드네요.
아버지가 영양제를 맞고 계실때 문밖에서 엄마와 이런저런 아버지의 건강걱정과 함께 앞으로의 예상들을
조용히 의논했습니다. 다행히 친정엄마는 강건한 태도를 보이시더군요.

우리는 나이 들수록 더 삶에 매달립니다.
삶의 애착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초고령노인이라면 놓는 법도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면서 삶의 시야를 확장시키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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