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일상 얘기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한 건
세상을 아릅답게 볼 줄 아는 눈을 갖게 되면서부터다.
그전까지 나는 나 혼자 살아가기에도 바쁘고 벅차서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무관심했다.
뒤늦게나마 그런 곳으로 눈을 돌리니 세상 모든 일이
다 달라 보였다.

- 이동혁 '아침 수목원' 中





재래시장 모퉁이에서 번데기를 파는 상인을 보고 주저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평소엔 잊고 살다가도 추억의 유년시절 먹거리를 우연히 보기라도하면 그리운 친구를 만난 기분입니다.
용돈이라곤 언감생심, 사치로 알던 옛날엔 왜그렇게 먹고 싶은 것도 많았는지..
그 당시에도 비싸지 않았던 번데기 하나 맘껏 사먹어보질 못했답니다.

옛날 먹거리가 떠오르는 음식이 생기면 주섬주섬 챙겨 친정집에 들립니다.
번데기를 보고 추억이 떠오르는 것은 저뿐만은 아니란 생각에서지요.
아버지는 번데기를 한 수저 입에 넣으시고 아버지의 어린시절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십니다.
그러다 아버지의 아버지가 번데기를 사주셨던 이야기까지 이어집니다.

제가 어렸을적보다 더 어려웠던 아버지의 어린시절이야기는 처참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의 그 오래된 과거까지 알아야 할 의무는 없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작고 보잘것 없는 번데기 하나가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대까지
수많은 굴곡과 사연과 배고픔을
작게나마 희망을 준 것이라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번데기 앞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돌고돌아 현재로 돌아와 이야기가 멈추면,
삼시세끼 밥먹는 것 조차도 인권이 없던 시절에서, 음식쓰레기가 넘치는 시대로
넘어온 현실에 놀라움을 느낍니다.
옛날을 잊고 지내면 현재가 항상 어렵고 힘들다고 느낄 것입니다.

관점이 바뀌면 다른 대답이 나오 듯.
나라는 우물에서 나오면 세상 모든 일들이 넓게 보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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