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책읽는 방(국외)





"가키타니의 눈동자가 순간 오른쪽 위를 향했거든."
"눈? 오른쪽 위?"
"일반적으로 인간은 뭔가를 상상하며 이야기하려할 때 시선이 오른쪽 위로 향하는
경향이 있어. 반대로 사실을 떠올릴 때는 왼쪽 위를 향하지. 대강 말하면 거짓말을
할 때는 오른쪽, 사실을 말할 때는 왼쪽이야."

본문 中



코로나로 전세계가 일상을 멈췄던 2020년의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한 소설이다.
허둥대며 맞이했던 팬더믹 일상을 소설책에서 만나니 정말이지 작년 한 해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해로 자리매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색다른 느낌이랄까. 다 읽고나니 영화로 나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활자에서 상상하는 기분보다 카메라 기법을 이용해
소설의 내용이 연출된다면 기가 막히게 재미있을거란 생각이 든 것이다.
그것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다케시'라는 인물 때문인데, 그는 다름아닌 '마술사'다.

마술사는 알다시피 빠른 손놀림은 물론이고,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신비한 트릭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직업이다. 그는 자신의 형이자 고향의 전 중학교 교사였던 '에이치'가 살해되자
사건을 풀어가는 인물로 나온다.

모범적이고 신망이 두터웠던 전 중학교 교사의 죽음 뒤에는 이름없는 어느 시골마을의
재개발 사업이 계획에서 어긋나면서 비롯된다. 그 원인은 바로 '코로나 사태'다.
SF 소설이자 모험담 애니메이션으로 빅히트를 친 '환뇌 라비린스(일명 환라비)'의
확대사업으로 꿈에 부풀었던 작은 마을은 펜더믹과 살인사건으로 미로에 빠진 것.
(개인적으로 '환라비'의 스토리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자택에서 타살을 당한 '에이치'의 딸 '마요'는 결혼을 앞둔 신부인데, 16년만에 열리는
중학교 동창회 참석차 내려가려던 찰나에 아버지 장례식장의 상주가 되어 버린다.
아버지의 살해의 용의선상에는 공교롭게도 중학교 동창들이 거론된다.
통 연락이 없던 마술사 삼춘 '다케시'가 갑자기 아버지가 살해된 자택에 등장한다.
알고보니 삼춘방에 몰래카메라가 있었던 것.

삼춘은 조카 '마요'와 함께 이 사건을 수사본부와는 별개로 풀어가려 한다. 형사들은
삼춘의 뻔뻔하고도 당당한 사건수사요구를 못마땅해 하지만 종국에는 '다케시'의
도움으로 '에이치'의 범인을 잡는다는 내용이다.
간략하게 소설의 내용을 정리했지만 내내 추리를 동참하며 재미있게 읽힌다. 자세한
스토리는 직접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마술사의 트릭과 사람의 심리를 읽어내는 내용이
의외로 팡팡 터지는 기분이 있다.
형사들은 수사내용을 진범이 잡히기 전까지는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기본이지만,
다케시의 치밀한 심리에 걸려들어 하나둘씩 수사상황을 들킨다. (위 인용문 참조)

사실 이 소설은 '책 제목'과 '존경하는 교사의 죽음'이라는 틀만 이해하고 읽으면 쉽게
범인을 독자들도 찾아낼 수 있다.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고 최근 코로나상황을 잘 이용한
스토리라는 점이 기발났다고 생각한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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