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인간적인 의무를 다하는 것. 일상 얘기들..





지난 토요일은 시조부모님 기제사일이었습니다.
작년 추석부터 저희 집에서 제사를 모시게된 이후니까 시조부모님의 기제사는 처음인 날이었습니다.
둘째 며느리로 시집갔지만 상황이 어찌하다보니 항상 도맡아 일하고 있었고, 결국 저희집으로 모셔오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최씨 집안에 시집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거란 생각을 요즘 많이 하고 있습니다.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 푸념이 아니었음을 느낀달까요.
평소에 제가 말씀을 들을 땐, 어머니는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 행상으로 다섯명의 자식들을 키우느라
남들보다 조금 더 힘드셨을거란 생각정도였습니다.

어머니가 행상으로 남편역할을 할때 집에선 시어머님(제겐 시조할머님)이 자식들을 돌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에겐 할머니의 기억이 애틋하다고나 할까.. 할머니를 회상할땐 애정이 묻어 있습니다.
유년시절의 기억은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할머니 손을 타고 자란 손자들은
어른이 된 이후에도 유산처럼 숭배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시집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점이 있었습니다.
시조할머님에겐 둘째아들(제겐 작은아버님)도 있는데도 시숙어른(큰손자)이 제사를 모시고 있었고,
결국 그 제사를 또 제가 모시게 된겁니다. 뭐 모시게 된 억울함은 크진 않지만 순서를 굳이 따지자면
작은 아버님이 모셔야 맞다는 얘기지요. 제사는 사실 여자의 승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작은어머님은
절대 안하실 성품이란걸 안 뒤로는 두 말 안하고 있지만요.
네. 시숙어른에게서 저희집으로 모시게된 이유도 비슷합니다.

기제사전에 용석이와 페이스톡을 했고, 용석이가 영국에 있으니 용희가 형 몫까지 든든하게 해주었습니다.
문득 용석이와 용희에게 할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삶의 전선에서 일할땐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기고 출근하게 해준 분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제야 이런 마음이 든다니 참 부끄럽습니다.
남편에게 할머니란 존재는 애틋한 사람, 그 이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시조부모님 제사를 모시겠다고 결정한
이유도 사실 남편의 사랑가득한 마음이 절 감동시킨 거였으니까요.

삶이란 무엇일까.
중년이 되니 자주 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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