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여자_ 윤여정 영화. 엄마의 산책길






2016년에 개봉한 영화고 '탑골공원 박카스할머니'로 방송매체에서 우연히 들은 기억이 나는 정도의 지식으로
보게된 영화입니다. 주인공은 요즘 떠오르는 윤여정씨.

어느 날인가, 윤여정씨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그녀는 생존을 위해 영화를 찍는다는 하더군요.
명예도 아니고 자신의 이미지 관리도 아닌, 살기 위한 직업관을 밝힌 그녀를 보면서 가식적이지 않은 솔직함에
반해 좋아하고 있습니다. 늦은 나이임에도 조연역할을 맛깔나게 하는 그녀를 보면 멋지다 느껴져요.

이 작품은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즈(APSA)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그만큼 영화질이 좋다는 의미기도 하죠.
처음에 흠이라면 영화제목을 오로지 관객을 끌기 위해 선정적으로 지었단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생각하니 정말 잘 지었단 생각이 들더군요.
다르게 대체할 제목이 떠오르지 않아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죠.

국가에서 주는 기초연금으론 먹고 살수가 없어 종묘공원와 탑골공원을 배회하며 노인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할머니(윤여정)의 이야기입니다. 황혼매춘을 하는 할머니를 상대로 어떤 영화가 펼쳐질지 가늠이 안되었죠.
그녀는 젊은시절 미군에서 양공주였는데 남자의 욕구를 제대로 풀어줄줄 알았고, 그것이 황혼이 되었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탑골공원에 들리는 노인들 사이에서 단골이 가장 많은(말그대로 죽여주는) 인기있는 할머니였습니다.

영화는 그녀의 바닥삶과 극빈층의 생활상을 비춰주기도 하고 그녀의 단골손님들의 근황을 보여줍니다.
그녀의 단골손님이었던 노인들은 초고령으로 접어들어 현실밖으로 나올 수 없는 외롭고 아픈 병색으로
짙어가고 있었습니다. 탑골공원에 자주 오던 노인들이 안오면 대부분이 그렇단 얘기겠죠.
노인들은 풍을 맞아 요양원에서 대소변을 못가리기도 하고, 치매에 걸려 자신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자식들은 요양원에 보내고 책임을 다한듯 간간히 들려 얼굴만 비칩니다.
살기 바쁜 자식들은 혼자된 아버지를 잊은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탑골공원 외출은 마지막 젊음이었던 거죠.

자신들에게 닥친 병색을 외면하고 싶지만 안락사는 허용되지 않는 소외된 삶.
다가올 죽음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가슴아프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는 많은 갈등을 하지만 고객이었던 노인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줍니다. 네.. 죽여주는 거죠.
그리고 그녀는 형벌을 받게 되지만, 차라리 잘되었다고 말합니다.
어차피 양로원 갈 형편도 안되는데 거기가면 삼시 세끼는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우리사회는 과연 노인들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외되고 방치된 노인들의 슬픔을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100세 시대에 장수만이 축복일까요.
저는 영화 말미에 많이 울었답니다.




덧글

  • JUICEHOME 2021/04/14 22:24 # 답글

    보기 두려운 영화입니다
  • 김정수 2021/04/16 16:42 #

    영화의 감상은 개인적인 거니까요. 사실 영화의 전개는 생각보다 그닥 어둡지 않아요.
    오락위주의 영화만을 접하다가 현실적인 소재를 접하다보니 생각하는 바가 많아서
    올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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