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일어서는 봄처럼. 우리집 앨범방




뒷동산 전체가 흙으로부터 올라오는 봄때문에 분주합니다.



양지바른 곳에 나무에는 이쁜 새순이 삐죽.



조금 걸으니 땀으로 겉옷을 벗게 되는군요. 선선한 바람이지만 푸근함이 느껴져요.



용희가 봄선물로 깜짝 보내온 앙증맞은 꽃다발.



일주일만에 용석이 얼굴을 이렇게 휴대폰으로 봅니다.


어느새 3월 한 주가 지나갔습니다.
터를 잡은 베란다 화분에서 꽃들이 피어나고, 창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의 기운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요즘은 미세먼지도 좋아 집에 가만히 있기가 오히려 힘들군요.
그래서 봄이되면 상춘객으로 산간이 몸살을 앓나 봅니다.

집에 식구가 없으니 어느 곳에 가든, 어느 음식을 먹던 안부가 걱정되고 나도 모르게 쓸쓸해지는 것을
감출 수가 없네요. 용석이가 영국으로 떠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영국과의 시차가 9시간이 나니 맘놓고 얼굴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주말밖에 없습니다.

눈치빠른 용희가 엄마의 기분을 달래주는 꽃다발을 주중에 보내왔었답니다.
깜짝 이벤트를 제대로 써먹은 용희덕에 기운이 났습니다. 이렇게 기특하고 사랑스런 아들이라니.

지난 휴일엔 남은 식구들과 뒷동산에 아침밥을 먹자마자 올라갔습니다.
선선한 봄바람이었지만 찬기가 빠진 것을 충분히 느낍니다. 물이 올랐달까.. 뒷동산의 흙 속에서 삐죽빼죽
올라오는 새순들, 단단한 껍질을 뚫고 나온 꽃망울들을 새삼스레 신기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이대로 일주일이 지나면 분명히 봄꽃들이 일어설거란 생각에 살짝 흥분까지 됩니다.
잘 안움직이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적당한 거리를 정하고 돌아왔건만 안쓰던 근육을 썼다고 종아리가 땡기더군요.

드디어 토요일밤에 용석이와 페이스톡을 했습니다.
정상적인 밤에 잠을 자서 그런지 한국에서보다 훨씬 표정이 밝아 좋더군요. 용석이도 푹 잠을 자서 그게
제일 좋다고 말합니다. 한국에선 항상 졸린 상태에서 흐느적거리는 나무늘보였거든요.
이제 엄마손을 떠나 스스로 끼니를 챙기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것도 이젠 조금 요령이 생긴것 같아 보여 다행입니다.

중년이 되니 봄이 참 좋아집니다.
겨울을 잘 견뎌낸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답답했던 지난 시간들도 모두 털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오해도 좋군요. 이 모두가 자연에서 얻은 지혜 같기도 합니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삶이죠.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땅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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