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_우종영.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눈에 보이는 생장보다는 자기 안에 힘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 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을 '유형기'라고 한다.

나무는 유형기를 보내는 동안 바깥세상과 상관없이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을 벌인다.
따뜻한 햇볕이 아무리 유혹해도, 주변 나무들이 보란 듯이 쑥쑥 자라나도, 결코 하늘을
향해 몸집을 키우지 않는다. 땅속 어딘가에 있을 물길을 찾아 더 깊이 뿌리를 내릴
뿐이다. 그렇게 어두운 땅속에서 길을 트고 자리를 잡는 동안 실타래처럼 가는 뿌리는
튼튼하게 골격을 만들고 웬만한 가뭄은 너끈히 이겨 낼 근성을 갖춘다

나무마다 다르지만 그렇게 보내는 유형기가 평균 잡아 5년. 나무는 유형기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기 시작한다. 짧지 않은 시간 뿌리에 힘을 쏟은
덕분에 세찬 바람과 폭우에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성목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중략)

이제는 알 것 같다. 인생에서 정말 좋은 일들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값지고
귀한 것을 얻으려면 그만큼의 담금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이제는 포기하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나 성공 같은 좋은 일들이 우연히 갑작스럽게 찾아온다면 노력이나
인내 따위는 필요하지 않을 거라고. 그러니 힘이 들어도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스스로를
응원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라고.


- 본문 中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읽었을까, 후회될 정도로 독서내내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던 것 같다.
저자 우종영씨는 나무의사다. 그의 손을 거쳐 되살아난 나무만 해도 수천 그루라 한다.
열약한 가정형편상 정식적인 학력은 짧지만 이후 자연에서 배운 철학과 학문을 토대로
수많은 산림과 수목보호,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증을 모두 섭렵하신 노력파시다.

책을 읽는 내내 박식한 지식과 알기 쉬운 비유로 신뢰감이 급상승하는 것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 나무의 생태에 대한 지식이 뼈 속 깊이 박힌 분이다. 이 책은 나무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삶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도 자연스레 나누게 된다.

나무에 대해 우리는 얼마큼의 지식이 있을까. 그저 고마운 자연의 존재라는 정도가 아닐까.
이 책에서는 나무의 종류, 나무의 삶, 치열한 나무의 생존방법, 그 나무의 모습에서 비쳐진
인간의 유형들이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읽다보면 참 쉽고 이처럼 재미있게 알려준 책을
만난 적이 있었든가 미소를 짓게 한다.

예를 들면 나무의 태생적인 기질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나무에게는 '유형기'라는 시기가 있는데, 오로지 땅속 어딘가에 있을 물길을 찾아 뿌리는
내리는 시기라고 한다. 대략 평균잡아 5년이라고 하니 대단하지 않은가.(위 인용문 참조)
뿌리를 깊숙히 내리고 나서야 줄기를 뻗기 시작한다니, 그야말로 흔들리지 않을 내공이 아닌가.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고난으로 지치는 시기는 버티는 체력을 갖추는 시기라고..

나무이야기라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용어설명은 최대한 자제한 노력이 느껴진다. 다만 최소한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할 나무의 상식은 꽤 유용했다. 이를테면 '광보상점'에 대한 이야기다.

광보상점은 식물이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빛의 양이라고 한다.
광보상점이 낮으면 적은 햇볕으로도 광합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광보상점이 높으면
햇볕이 충분해야 생존을 위한 광합성을 할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애국가에도 나오는 '소나무'는 광보상점이 높은 대표적인 나무라고 한다. 그러니 그늘진 벽이나
높은 건물 곁에서는 자랄 수 없다. 아무리 소나무가 좋아도 창가에 심을 경우 낙엽을 떨구지 않는
잎을 달고 있기 때문에 집안에 그늘을 드리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나무에게도 불행하다.
우리 아파트 입구에 감나무가 많이 심어 있는데, 가을이면 주렁주렁 감나무가 열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감나무는 광보상점은 낮지만 적지않은 빛을 요구하는 나무로 오후 빛이 충분한 곳에
심으면 좋았던 것이다. 단풍나무는 광보상점이 낮아서 적은 빛으로도 충분히 산다고 하니 그늘에도
가능한 나무다. 정원을 꾸미려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많은 나무들이 인간과 비유하여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읽다보면 저자의 비유처럼
나무의 성격과 성질이 나의 지인 누구와 닮았구나 싶은 생각도 들어 웃음이 나기도 한다.
또한 몰랐던 나무의 성질에 감탄과 미안한 마음도 교차된다.

제일 연민이 들었던 나무는 '벚나무'였다. 봄철이면 화려한 벚꽃으로 온 사방을 꽃축제를 벌이는
벚꽃이 이 책을 읽고나면 아마 다시 보일 것이다. 벚나무는 도시에 사는 가로수들 중에서 가장
흔하다. 도심의 공해를 잔뜩 먹어 숨쉬기도 힘든데 진딧물, 깍지벌레, 하늘소까지 수많은 곤충이
벚나무에 찾아든다. 바로 수피 안에 흐르는 맛난 수액 때문이라고 한다. 꽃이 피지 않은 계절에
벚나무를 보면 얼마나 시달렸는지 몸 전체가 상처투성이라고 한다. 그런 만신창이 벚나무지만
봄이되면 1년에 한 번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게 살아봐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 선사하는 최고의 벚꽃축제의 순간이라고 저자는 표현했다. 뭉클하지 않은가..

반면 재미있고 기억나는 나무는 '탱자나무'다. 탱자나무는 열매도 맛없고 나무줄기도 땔감으로
못 쓸 정도로 쓸모없는 나무지만 울타리로 제격이라 한다. 하지만 적당한 울타리로써 적당한
사생활 보호도 되면서 이웃간에 얼굴을 보면서 얘기도 나누고 음식도 건네받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탱자나무의 가지들은 가시를 촘촘히 단 채 빼곡하게 자라 가시장벽을 이룬다고 한다.
도심의 시멘트벽이 만약 탱자나무 울타리로 대체된다면 참 좋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면 사람에게 있어 '신뢰'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신뢰'와 '믿음'을 나무를 통해 받은 그는 그 어떤 물질적 보상보다 가치가 클 것이다.

저자 우종영씨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가 매일매일을 최선을 다하는 이유를
읽는 대목에서는 숭고한 기분마져 든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가 반성이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랬다.
좋은 일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고, 더 좋은 일들은 인내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찾아오지만, 최고의 일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고.
그것이 바로 내가 지금도 아픈 나무들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미련스러울 정도의 굳은 믿음으로
끝까지 노력하는 것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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