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기억해줘. 일상 얘기들..









코로나펜더믹으로 엉겹결에 휴가를 받은 용석이가 2월말이면 영국으로 돌아갑니다.
유럽국가 중 유독 영국의 확산속도가 심해 걱정이 쌓여갈때쯤 깜짝 휴가를 받아 
귀국할때만 해도 너무 좋아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갈 줄 몰랐네요. 이런게 부모맘인지..
그래도 설명절을 같이 보낸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 봅니다.

떨어져 있을거란 아쉬움은 있는동안만이라도 열심히 챙겨 먹여야겠다는 결심으로 
가득차게 합니다.  제가 퇴직하고 집에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용석이가 집에 돌아오면 하루종일 아들얼굴을 보며 떨어져 있을 시간들의 아쉬움을 채우고, 
매끼 건강한 밥상을 챙겨주리라 생각했죠.  

하지만 현실은 항상 예상을 벗어나는 법.
몸만 한국에 있을 뿐, 영국시간으로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용석이의 활기찬 얼굴은 한밤중에나 
볼 수 있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숙면하는 아들의 얼굴을 볼라치면 밥보다 잠이
더 고팠던 나의 한창때 시간들이 떠올라 양보하고 문을 슬그머니 닫게 되더군요.
그러다, 어찌어찌 깨워 식탁에 앉혀도 아침점심은 비몽사몽으로 반쯤 눈을 감고 먹습니다.  
그렇다고 저녁을 푸짐해 먹는 식욕도 아닙니다.

이쯤에서 저는 영국에서 음식사진을 찍어 보냈던 용석이를 의심하게 되더군요.  일을 할때면
식사시간이라 챙겨서 불러도 '벌써요?'를 외쳤으니까요.
제대로된 식사를 챙겨 먹으려면 한 시간을 주방에서 투자해야 하니 무리라는 얘기였습니다.
반조리식품을 사다가 오븐에 데워먹는 것이 고작이었다는 말이겠지요. ㅜ.ㅜ
영국에서 돌아왔을때 엄마에게 요리를 배우겠다고 말하던 외침이 무색하게 출국의 시간이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이 영국에서 푸짐히 끼니를 챙겨먹기를 바라던 희망을 접기로 했습니다.
일도 잘하며 인정받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밥도 잘 챙겨먹는 것은 애초에 욕심이었어요.
단지 이 시국에 아프지만말고 무사히 포닥과정을 마치고 돌아오기만을 바랄 것입니다.

집밥이 얼마나 감사히 탄생하는지.. 그리고 그 집밥엔 그리움과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만
기억해 주길 바랄뿐입니다. 






덧글

  • 명품추리닝 2021/02/06 16:31 # 답글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집밥이네요.
    아드님 평생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겠어요.
    올해도 건강하고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 김정수 2021/02/06 20:32 #

    어미마음이 이렇네요.ㅎ 코로나가 길어져 이번 명절도 조용히 지낼것 같아요. 명품추리닝님도 몸관리 잘 하시고요, 건강한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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