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엄마가 읽는 시





너를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네가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 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새해가 오면 언제나 그렇지만 가볍게 시작하고 싶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답답한 기다림 따윈 잊어버리고
봄의 양기를 흠뻑 먹은 아지랭이처럼
스멀스멀 웃음기 넘치는 아이처럼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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