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층 할머니. 일상 얘기들..




2018년 와우정사에서 어머니와



분리수거차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8층에서 멈추더니 어머니가 살아생전 유일한 아파트 친구분이 타신다.
오늘은 나를 알아 보신다.
반가움에 건강은 어떠시냐 여쭤보니 묻지 않은 대답을 하신다.

"어머니가 재작년에 돌아가셨지? 나랑 동갑이었는데.. 내가 올해 90십이야. 나도 곧 가야 하는데.."

"아이구. 무슨 말씀을 그리 하세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죠."


연로한 노인이라 코로나시국인 요즘 꼼짝없이 집에만 갇혀 지내시니 답답하신 눈치시다.

"근데 왜 오늘 휴가야?"

직장을 그만 두었다고 벌써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ㅜ.ㅜ

"할머니, 저 힘들어서 그만두고 쉬고 있어요."

"힘들면 쉬어야지. 잘했어."


할머니는 왜 그런 얘기를 꺼내신 걸까.. 건강이 안좋아 지셨나.. 길게 묻기엔 엘레베이터가 1층이다.
어디를 가시는 걸까.. 분리수거하는 쪽으로 걷다가 할머니가 향하는 쪽으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린다.

그래.. 어머니가 살아 계시다면 90십이시겠구나.
저 할머니가 나를 알아 보실때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오르시는구나..
나도 저 할머니를 보면 어머니가 떠오른다. 속상한 마음에 가슴이 아파온다.

돌아가시니 어머니의 생전 행동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는 게 많다.
어머니는 오랜기간 병마와 싸우시느라 병원행 외엔 바깥출입을 전혀 안하셨다.
하도 움직이질 않으셔서 돌아가시기전 5월엔 반강제로 용인 와우정사에 모시고 간 나들이가 마지막이다.
당시 사진들을 보면 모두 어머니는 사진을 제대로 응시하지 않으셨다.
카메라를 보라고 소리쳐도 살짝 고개를 드시다가도 다시 내리셨다. 당시엔 이해가 안되서 속상했는데,
휠체어탄 자신의 모습, 아픈 모습이 담기는게 싫으셨던 거였다.

어머니는 하루하루 당신의 고통에 원망과 힘겨움으로 지쳐가셨다. 그렇게 돌아가셨다.
삶과 죽음은 경계는 너무나 찰나란 생각이 든다. 죽음을 앞둔 유언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참.. 8층 할머니에게 치매기가 있다는 걸 자식들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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