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모님 일상에 들어가기. 일상 얘기들..





비올 것 같이 꾸물거렸던 날, 부침개를 해가니 맛있게 드신다.


베란다 화초를 겨울이 오기전에 옮겨드렸다.



같은 병이라도 증상은 연령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노인 환자의 경우 일상 활동의
변화에서 유용한 정보를 더 많이 얻는다. 소아과 의사가 아이가 어떻게 먹고, 어떻게 자고,
배변은 어떻게 하고, 놀기는 잘 노는지 캐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노인의학에서는 앞의
세 항목에 거동, 통증, 기분, 행동, 하루 일과에 관한 질문이 추가된다는 점만 다르다.

- '나이듦에 관하여' 본문 中




친정집에 일주일에 두 세번은 출근도장 찍듯이 잠깐이라도 차를 몰고 다녀온다.
내가 퇴직하고 일 년이 넘게 나름대로 규칙을 정해 가는 이유가 있다. 두 분이 80십이 넘으신 고령이시고
병마로 인한 복용약들이 상당하시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식들이 돌봐드려야 하는데, 친정엄마가 자존심이
상당하셔서 자식들과의 동거를 불편해 하신다는 점이다.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와 자식내외, 손자들과
화장실을 같이 써야하는 불편함을 거북해 하신다. 또 대충 차려먹는 식사시간이 들킬까봐 걱정하신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걱정되는 것은 만약 그러다 상황이 악화되는 시간이 오면 두 분 중 한분이
응급조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에 있다. 몇 번 이성적으로 설득을 시도했지만 친정엄마의 생각이 확고하셨다.

이러한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노인들의 행동을 유아들처럼 일상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함께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줘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자주 가지만 혹시라도 급한 응급상황이 오면 당황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지속적으로 리마인드 해드리고 있다.
냉장고 속 반찬들을 정리하고 씹기 쉬운 노인용 반찬을 해간다. 처음엔 부담스러워 하셨지만 지금은 다 드신 반찬통을
씻어 놓고 기다리신다. 그리고 반찬이 조금 짰다, 달다.. 품평도 하셔서 나는 속으로 웃음이 난다.

노인들의 삶 속에는 의외로 일상 속 처리해야하는 잡다한 일들이 상당하다.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시고, 엄마는 기운이 없으시니 간단한 행정처리도 큰일처럼 고민하신다.
다행히 사회경험이 있는 세째딸이 자주 가니 일거리를 기억했다 시키신다.
은행대출 연장이라든지, 세금납부, 세입자 계약연장, 가스검침 기록, 아버지 약 타오기등등..

이번 주엔 고소한 부침개와 겨울되면 동사할 수도 있는 화초를 옮겨드렸다.
아무조건없이 무임으로 기꺼이 행동하는 딸의 움직임에 조금씩 마음을 여시고 계시다.
다행인것은 내가 시어머님을 모셨던 경험이 몸에 베어서 친정부모님의 케어를 큰 무리없이 한다는 것이다.

내 계획은 이렇게 1~2년 해드리다 남동생네와 합쳐드리는 것이다.
그때가 되면 엄마도 아버지도 자식과 손자들이 북적이는 공간이 훨씬 마음이 편해지실 것이다.
노인들에게 현실의 변화시도는 이성적인 결단이 아닌, 감성으로 조금씩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 드리는 것이다.









덧글

  • 순수한 산타클로스 2020/11/09 13:37 # 답글

    훌륭하세요. 어르신들의 속도와 눈높이에 맞춰 편안하시도록 도우시는 모습에 제가 다 감사함을 느끼네요. 가족들과 함께 지내시면서 정수님의 건강과 행복도 유지되겠죠?^^
  • 김정수 2020/11/09 13:27 #

    그럼요. 저도 건강하고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조용하고 평온한 삶에 감사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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