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부조화(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생각을 바꾸다) 책읽는 방(자기계발)





누군가의 사상과 신조, 또는 이데올로기를 바꾸고자 할 때, 우리는 일반적으로 반론을 강하게 호소하여
설득하거나 고문을 가하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이 실제로 행한 방법은 전혀 달랐다.
그들은 포로가 된 미군에게 '공산주의에도 좋은 점은 있다'는 간단한 메모를 적게 하고 그 포상으로
담배나 과자 같은 아주 사소한 것을 주었다. 단지 이것만으로도 미군 포로는 착착 공산주의로 돌아섰다.

(중략)

이해하기 힘든 이 사태를 인지 부조화 이론으로는 설명 가능하다.
인지 부조화 이론의 틀에서 미군 포로들의 심리 변화 과정을 알아보자. 우선 자신은 미국에서 나고 자라
공산주의는 적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포로가 되어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었다.
이때 호화로운 포상이 나왔다면 포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메모를 적었다는 명분이 성립되므로 사상과 신조에
반하는 메모를 적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해소된다. 하지만 실제로 받은 것은 담배와 과자 정도의 소소한
포상일 뿐이다. 이래서는 사상과 신조에 반하는 메모를 적었다는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죄책감의 원인은 '공산주의는 적' 이라는 신조와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었다.'는 행위 사이에
발생하는 부조화이므로, 이 부조화를 해소하려면 어느 한쪽을 변경해야만 한다. 이때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메모를 적은 것은 사실이기에 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변경할 수 있는 것은 공산주의는 적이라는
신조 쪽이다. 그리하여 이 신조를 공산주의는 적이긴 하지만 몇 가지 좋은 점도 있다고 수정함으로써
자신의 행위와 신조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조화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미군 포로의 뇌 안에서
일어난 세뇌 과정이다. 덧붙이자면 리언 페스팅어가 인지 부조화 이론을 정리한 것은 6.25 전쟁 이후의
일이므로, 중국 공산당은 이 세뇌 기법을 독자적으로 고안했다는 말이 된다.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는
능력에 그저 놀랄 뿐이다.

-리언 페스팅어: 미국의 심리학자. 인지 부조화 이론과 사회적 비교이론의 제창자로 유명하다.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인지 부조화 이론은
시사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가
내놓은 답이다.

(중략)

사실과 인지 사이에 발생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인지를 바꾸는 일은 인간관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이 이것저것 염치 좋게 부탁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도와주다가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인지 부조화가 빚은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인지와 이것저것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은 부조화를 발생시킨다. 자신이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은 변경할 수 없으니 대신에 부조화를
해소하고자 좋아하지 않는 감정을 '조금은 호의가 있을지도'로 바꿔 버린다.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상대에게
이것저것 부탁받아 성가셔 하던 사람이 그 상대와 사랑에 바지고 만다.

우리는 주위의 영향을 받아 생각이 바뀌고, 그 결과 행동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믿는다. 인간은 주체적인
존재로서 의식으로 행동을 다스리는 자율적 이상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페스팅어는 인간에 대한 이러한
관념을 뒤엎었다.

그에 따르면
사회의 압력이 행동을 일으키고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하기 위해 의식과 감정을 적응시키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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