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애초부터 루스벨트는 리더십은 계급이나 지위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연대원의 대다수를 차지한 개척자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했고,
계급과 지위를 무시하는 면이 있었다. 루스벨트는 다코타에서 소몰이하는 법을 배울 때
임금을 주고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진짜 대장이 되지 않는다는 걸 터득했다. 그들과 삶을
함께하고, 그들에게 명령하기 전에 무엇이든 솔선수범하며, 그들에게 위험과 고통을 감수
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먼저 고통을 떠안으며 그들을 이끌어야 했다.

- '나는 로켓처럼 치솟아 올랐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본문 中



'미국 대통령의 통치'에 대한 고민을 반세기 동안 연구한 저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
등장하는 네 명의 미국 대통령 중 '린든 B. 존슨'을 보좌한 경험외에 훗날 존슨의 회고록 작성에도
큰 도움을 준 경력도 있다. 그녀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경력이 말해주듯 정치사회에 대한 시각이
분명하다. 이 책을 읽기전에 두께를 보면 각오를 할 정도로 두껍지만 결코 지루하단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빠른 전개와 요약으로 훌륭한 내용들이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에 대해 서문에도 밝히지만 네 명의 대통령들(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이 공적인 삶에 발을 들이고 성공하기까지 그들의 리더십에 대한
확신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들의 성공은 곧 미국의 성공이었다. 그녀는 의문을 갖았다.
리더는 타고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시대가 리더를 만드는가, 아니면 리더가 시대를 만드는가?

회고록과는 다른 차원의 책이다. 절대적인 공인으로써 성장기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인들과 가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역사적으로 확인된 그들의 리더십을 파헤친 책이다.
월가의 독서광 위런 버핏도 이 책을 읽고 경영학과 학생들에게 강추하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정리되어 있는데, 1부는 네 명의 대통령들이 공직을 시작하게 된 개인적
야망을 보여주고 있고, 2부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들의 삶 속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큰 역경이
닥쳐 무너지며 좌절과 우울에 빠지지만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들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준다.
3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에 입성하는 과정들과 그들이 최고의 리더자리에서 불굴의 성과를
보여준, 영화로 치면 하일라이트 부분이라 할 것이다.

독자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식선에 알고있는 네 명의 대통령의 성과들이 써 있지만
스토리가 있기에 성취감을 느끼는 책이다.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 부분에서는 그들의 죽음을 조용히
기록하면서 이 책은 끝난다. 죽음에 대한 기록을 읽을땐 긴 여정을 달려온 독서시간만큼 가슴이
많이 아팠다. 감동스런 내용으로 가득차 있었다. 접은 책장이 이렇게 많았던 책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읽고 난뒤엔 접은 장수만큼 더 두터워졌다.(나는 감동스런 부분은 접는 습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2부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면서 누구나 크고작은 역경을 맞이한다. 나 역시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 슬픔의 늪이 너무 깊어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많다. 하지만 나는 가족을 생각하며 무조건 견디
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라면 힘들지만 회복탄력성을 갖추게 되는 기간이 바로
'역경'이 온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고비를 넘기느냐, 좌절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의 기로가 엇갈리는 것이다.

링컨은 일리노이주를 미국의 경제 모델로 만들겠다는 꿈이 좌절되자 심각한 우울증이 걸렸다.
자살할 도구들을 모조리 숨길 정도로 심각했고 그를 지지하는 동료들과 친구들은 변호사 활동
재개를 도와줬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링컨처럼 남들과 대화하기 좋아하고 정치생활에서 필요한
법적 공부를 할 좋은 기회였다.
이타적인 소명이 가득했던 링컨을 깨워준 동료와 친구들이 그를 지지하고 떠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결국 그 변호사시절은 그의 대통령으로 가는 길에 큰 힘이 된다.

어느 한 날에 사망한 어머니와 아내를 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세상의 빛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에게는 막대한 재산이 있는 덕에 서부의 배드랜드에서 토지와 가축을 구입해 목장에서
제대로된 건장한 카우보이로 지내며 슬픔을 이겨냈다. 천식으로 늘 약했던 그의 체력은 정계로
복귀할 당시에는 건장한 사나이로 탈바꿈한 상태였다. 그렇게 가족을 잃은 슬픔을 극복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젊은 나이에 척추성 소아마비로 불구가 된다. 당시 장애정치인이 없었던
시기에 무너지지 않고 역경과 맞닥뜨린 정신적 승리안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랑이 있었다.
그는 천성적인 낙천성과 아픔을 드러내지 않는 성숙함으로 그 와중에 일과 놀이를 결합한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냈고 소아마비 환자들에게 희망과 삶의 재미를 되돌려주는 기회로 전환한다.
또한 그의 현명한 아내 엘리너의 역할에 나는 짜릿한 전율을 느끼기도 했다.(아래 인용문 참조)


프랭클린의 몸이 마비된 이후로 엘리너는 남편의 계획을 돕는 동시에, 자기만의 역할을 구축할
수 있었다. 프랭클린을 대신해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사이에 엘리너는 아동 노동을 폐지하고,
여성 노동자를 보하기 위한 법안을 제시하며, 최저임금과 최대노동시간을 위해 투쟁하는 진보
적인 페미니스트 단체에 가입했다. 엘리너는 기숙학교에 다닐 때 최우수 학생으로 행사했던
리더십 자질을 더욱 연마했다. 즉, 사람들을 조직하고 목표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 page 296


마지막으로 공적인 삶과 사적인 삶을 하나로 생각하던 린든존슨의 1941년 선거패배는 그에게
부정적인 면을 증폭시켜 심각한 리더십위기를 갖게된다. 세 명의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지나친 과장처럼 볼 수 있으나 그에게 정치는 삶 전체였기에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
심각한 심장마비가 온 뒤(가족력), 삶의 과정을 재정립하게 되는 결심을 세우게 된다.

네 명의 대통령의 역경과 그것을 견디는 과정을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숨이 턱턱 차오를 정도로
놀랍기 그지없었다. 또한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의 야망의 괘도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역경과 견주어 봤을때 지난 날, 나의 괴로움과 고통 따위는 위험수준도
아니란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렇다면 그들의 회복탄력성은 단지 주변의 운이 좋아서일까..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들의 회복탄력성은 역경이후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역경을 이겨된 요인이 단지 안정적인 환경적 요건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세 명의 대통령은 그나마 안정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링컨은 우리가 알다시피
흙수저 중에 흙수저였기 때문이다. 단지 그는 미국인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겠다는 야망이 있었고,
그러기 위해서 내적 성찰을 갖는 근면함과 학구열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국민의 지지와 지원에
보답하려는 열정은 개인적 명성이나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각 분야에 리더라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존경하는 리더들은 신기하게도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결코 명령만 하는 권력자들이 아니다. 이 책에서도 보여주듯이 네 명의 대통령들은
솔선수범하고 국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설명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정치적 기회가
왔을때는 절대 놓치지 않고 통제력을 강화했다. 그들은 정치적 자산을 이용해서라도 끝까지
정의를 향해 목적을 달성했다.

개인적으로 네 명의 대통령 중에 린든 존슨 대통령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고, 젊은 나이에 달성했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온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자리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내려와야 하는지 보여주는 끝판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에게는 사적인 삶이 없었다. 그의 별명이 "바지를 입은 증기기관"이었듯이 최고의 리더가
되겠다는 야망을 읽노라면 최고의 정치인을 만난 듯 기뻤다. (아래 인용문 참조)

1955년 중간 선거에 승리하며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이 됐을 때 46세의 린든 존슨은 상원
역사상 최연소 다수당대표로 선택을 받았다. 지칠 줄 모르는 활력과 음흉한 책략, 외곬의 결단,
이름과 사람과 사건을 연결하는 능력, 업무 추진력과 기업가적인 예민한 직감, 재미있게 이야기를
꾸미는 재능 등 많은 무기로 존슨은 입법부 정상에 올랐다. 신문 기자들에게 존슨은 막힌 곳을
뚫고, 입법부라는 기계를 삐거덕거리거나 과열되지 않게 원만히 돌아가게 유지하는 뛰어난 정치
럭비공이었다. - page 351


하지만 그는 미국의 시민권과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한 성과를 뒤로하고 베트남전쟁의 패배를
국민에게 숨김으로써 미국 국민은 결국 존슨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그의 신뢰성은 끝없이
추락했고 대다수 국민은 존슨이 그들을 조직적으로 호도했다고 믿기에 이르른다. 그는 남은
4년의 임기가 있음에도 재선출마를 포기한다는 발표를 한다. 그것은 자신에게 내리는 스스로의
사망신고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지만 실패를 스스로 인정하는 모습은, 내려놓는 결정을
국민앞에 보여준 린든 존슨의 모습이 인상이 깊어진 이유다.
그는 가족력(하필 심장마비라니!) 쓸쓸히 홀로 생을 마감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안좋던지 모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민주 정부의 수준의 척도는 중요한 결정이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되고 규정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어떤 정치인도 방향과 목적의식을 국민과 공유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의 자리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기에 그만큼 자질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 자리는 결코 호사를 부리는 자리가 아니다. 다른 정치인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겸손해야 하고 솔직해야 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계약처럼 이행하도록 독려해야 하는 자리다.

적지않은 감동과 생각들이 많지만 여운으로 남기며 리뷰를 마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746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