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를 하지 않아 다행입니다. 일상 얘기들..




아버지 귀 속엔 어마어마한 돌덩어리 귀지가 떡이되어 고막을 막고 있었습니다.




친정아버지는 12년전 뇌졸중이 온 뒤로 지금까지 약으로 버티고 계시다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다행히 친정엄마가 곁에서 계시지만, 엄마도 고혈압에 심장근처 대동맥스탠트 수술을 받았던 환자시라
주기적으로 외래검진을 받고 계시기 때문에 자식들이 주변에 상시 대기 해야 하죠.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체내에 들어온 약물을 처리하는 해독 장기(주로 신장과 간)의 기능이 차차 쇠퇴해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령 환자들의 약들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지 줄어들지는 않으니까요.
퇴직후 이렇게 쇠약해진 친정부모님을 일주일에 두 번이상은 친정집에 들려 말동무와 건강상태를 체크해
드리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약을 드시고 난 뒤, 한 시간여 지나면 약기운이신지 어느순간 방으로 슬그머니
들어가 주무시곤 하세요.

요근래는 아버지가 텔레비젼 볼륨을 너무 크게 키우셔서 엄마도 짜증을 내시곤 하셨는데, 전 청력이 급속도로
떨어지시는게 아닐까.. 그게 걱정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어제는 제 목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다고 하시는 거예요.

아버지 왼쪽귀는 젊으셔서 빨리 청력을 잃으신 상태고, 오른쪽 귀로 살고 계셨기 때문에 그 말씀은 보청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제 머리 속에선 보청기를 해드리는 것보다 아버지를 모시고 여러번
이동해야하는 제 고생스러움이 떠올라 한숨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한쪽 팔과 다리를 못쓰시니 이동할때 보호자의 체력 소진은 어마어마 하거든요..

다행히 이비인후과를 가니 귀지가 떡이되어 아버지 고막을 완벽히 차단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헉!
그냥은 떼어 낼 수 없을 정도록 돌덩어리귀지가 되어 용액을 넣고 뿔려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방받은 이용액(오프로신)을 투약 후 하루 지나 오늘 아버지 귀지청소를 말끔히 해드리고 왔어요.
간 김에, 폐렴 예방접종을 친정부모님께 맞혀 드리고 왔습니다. 엄청 좋아하시니 저도 기쁘네요.
진작에 귀청소를 해드리지 않고 이 상황까지 온 것에 죄송한 마음도 컸습니다.

'나이듦에 관하여'란 책에서, 이제 우리는 나이듦을 재정의하고 의료 서비스를 혁신하여 우리의 삶을
재구상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노령화의 확대로 인해 60세 이상을 그냥 '노년기'로 분류하지 말고,
노년기부터는 이제, 젊은노인 - 노인 - 고령노인 - 초고령노인으로 해야 한다고요.
우리 부모님은 마지막 단계인 '초고령 노인'에 해당 되겠지요.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가지고 있는 지병보다도
낙상과 부상에 대한 주의라고 해요. 즉 돌보는 의료를 해야 한다는 거죠. 주변을 항상 청결하게 해드리고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좋은 생각을 유도하는 대화도 많이 필요합니다.


귀지청소는 물론 폐렴접종까지 하고 시원하게 집에 돌아와 미소짓는 아버지



덧글

  • 명품추리닝 2020/06/30 18:19 # 답글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보청기를 하지 않아 다행이에요.
    부모님의 행복한 노년생활을 기원합니다 ~
  • 김정수 2020/07/02 10:25 #

    젊었을때 100년 살 몸을 만들라는 말이 있어요.
    나이들면 고장난 기계처럼 여기저기 당연히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건강하고 품위있게 나이드신 분들도 꽤 많잖아요.
    요즘 젊은 분들, 일에 쫓겨서 또는 다이어트로 제대로 먹지 않고 몸을 상하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답니다.
    우리 부모님세대는 그러기엔 늦으셨고, 자식들이 잘 돌봐드려야 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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