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보인다. 일상 얘기들..






사랑하는 이유



사랑하면 보인다.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
사랑은 상대나 대상에 대한
관심이자 배려에서 출발해
느끼고 공부하고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완성되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기원 '사랑하면 보인다' 中





지난 휴일, 연한 열무와 얼갈이배추가 많이 나왔길래 김장김치 인기가 시들해진 식탁이 생각나
석 단 구입해 담궜습니다. 시원한 국물과 함께 먹으면 입맛없는 봄철에 제격일 것 같았어요.
밤새 맛있게 익어 김치냉장고에 넣으려다보니 단일 반찬에 밥도 대충 국에 말아 드시는 친정부모님이 생각나더군요.
나이 들수록 식사를 잘 챙겨 드셔야 하는데 측은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퇴직 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긴 이후, 일주일에 두어 번은 친정집에 들릴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시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불가능 했겠지만 말이죠. 이마저도 제겐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열무물김치를 보여 드리니 너무 좋아하십니다. 급히 쪄간 고구마와 함께 바로 맛있게 드셔 주셔서 얼마나 고맙던지요.
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시니 작은 움직임에도 땀을 많이 흘리셔서 몸에는 항상 쉰내가 진동합니다.
그러니 아버지가 누워계신 방문을 열때는 숨을 참고 문을 열어야 해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친정엄마는 전혀 눈치를 못채시는 것 같거든요. 후각이 떨어지신 건가..

아버지의 머리카락이 길다는 생각이 들어 이발소에 모시고 갔습니다.
코로나사태 이전에 가셨다고 하시니 석 달 만입니다. 이발소 청년이 오랫만에 오셨다고 반깁니다.

사각사각.
툭툭 낙엽처럼 아버지 머리카락을 쳐내는 이발소 가위소리는 신기하게도 주변을 무음으로 만들더군요.
정지된 시간인양. 정지된 인생인양 거울 속 당신을 오랜된 사진처럼 바라 보시던 아버지.

아.. 아버지가 너무 많이 늙으셨다는 걸 알아버렸습니다.




덧글

  • 2020/05/07 04:4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5/07 09:0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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