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치 않을 봄에 찾아온 결혼기념일. 우리집 앨범방









-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움에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올해는 자제배려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봄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봄이라는 말 못하는 생명들이 사람들에게 말없이 건내는 위안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나이를 먹으니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떨리듯 받아드려 집니다. 무엇보다 바쁘지 않으니, 일터를 떠나서 얻은 감사함이겠죠.

올해 결혼기념일은 의료현장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조용히 보내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부와 질본의 철저한 대응과 시민의식이 합쳐져 확진자수가 줄어들긴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기까지 안심하긴 이르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전세계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네트워크 세상에 사는 이상 종식되기까진 우리나라가 끝나도 끝난게 아니겠죠.


타론 에어프리이어 12리터입니다.


그래서 아무 기대도 안했던 것 같습니다. 용희가 결혼기념일 선물이라며 에어프라이어가 도착하기 전까지는요.
이제는 경제력이 생겨서 엄마에게 선물도 떳떳히 하게 되니 기분이 좋다고 하는 용희.
재작년 한창 붐일때도 살 생각도 안했는데, 막상 생기니 어떤 요리를 할까 들뜨는 기분이란..
그래서 처음으로 기름없이 만들 수 있다는 에어프라이어 치킨을 해봤는데요. 기대이상으로 맛있게 되더군요.


용희가 선물해준 에어프라이어로 만든 첫 요리와 함께.


올해로 우리부부가 결혼한지 만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결혼기념일은 가족의 탄생일이라 다른 어떤 기념일보다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결혼기념일 당일엔 용석이도 영국으로 떠나 없고, 용희도 야근이라 남편과 조촐히 삼겹살 외식을 했습니다.
불과 재작년만해도 어머니까지 계셔서 북적이었는데, 올해는 남편과 저만 외식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쓸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집에 없는 용석이가 너무 보고싶어 지더군요.


기념일엔 용희가 야근이라 남편과 조촐히 삼겹살 외식으로..



다가온 휴일에는 남편이 기념일 축하 드라이브라도 하자며 용희를 데리고 강변북로를 달렸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들린 한정식 주차장엔 얼마나 차량들이 많던지.. 좀 놀랐습니다.
모두들 한마음이었겠죠. 이 주체못할 봄을 그냥 보내기엔 감당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인파에 걱정하며 경계하듯 들어선 음식점 안은 다들 조심하고 있었고, 위생에 신경쓰는 모습들이라 안심이 들더군요.

2020년 봄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용석이가 보고싶어 한밤중에 카톡으로 전송받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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