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수다 떨기(터너와 컨스터블) 책읽는 방(청소년,초등)



바다의 어부(Fishermen at Sea, 1796)
이 그림은 터너가 21세 때 창작한 첫 유화 작품 <바다의 어부>이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터 신동'이 학교에서 수채화를 전공했고 유화는
온전히 독학으로 터득했다는 점이다.
 
건초 수레<The Hay-Wain 1821>
컨스터블의 명성을 확립해준 주특기인 구름과 유유히 흐르고 있는 수면 외에도
가장 신기한 것은 나뭇잎 위에 찍힌 작은 흰 점들, 마치 순식간에 햇빛이 화면 속으로
쏟아지는 느낌을 준다. 
컨스터블의 독창적인 이 '작은 흰 점'은 훗날 '컨스터블의 눈꽃' 으로 불리기도 했다.



예술을 이해하는 첫 번째 단계는 공부보다 자신의 솔직한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일단 예술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할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즐겁게 다가온다.
그렇다고 예술작품을 너무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한번쯤은 보았을
작품들에 대한 기억들을 저자의 재치를 곁들여 짧고 넓게 상식을 알려 준다랄까.

사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예술작품은 깊은 상식보다는 즐거운 화제거리로써
대화의 폭이 예술과 곁들인 삶이라면 더 풍요롭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대단히 성공적이다. 많은 예술작가들을 소개하기보다는 당시대의
유명화가들에게도 있었을 라이벌의식 내지 스승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있기까지 스토리를
곁들여 그림과 함께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

이 책의 저자는 총 9명(카라바조,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블,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 드가, 세잔)의
예술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그들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짧은 작가의 평가를 곁들여
재미있게 엮어 가고 있다.
기억에 있는 예술작품들과 예술작가의 매칭을 하는 과정은 아주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고, 무엇보다 현대식 유머코드를 곁들인 저자의 잡담(?)으로 충분히 즐겁다.

나는 이번 책으로 처음 접했던 두 작가(터너와 컨스터블)의 이야기와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다른 예술가들은 어설프게나마 이해하고 있었기에 패스한다.

윌리엄터너와 컨스터블은 당시 라이벌 관계였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이 모두 화폭에 담겨
있지만 그 접근방식은 확연이 달랐다고 한다. (아래 인용문 참조)

컨스터블은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의 풍경, 어릴 때부터 매일같이 봐온 가장 익숙한
광경을 그렸다. 그의 작품 속에도 인간이나 동물이 등장한다. 하지만 연약한 인간과
동물을 장엄한 대자연과 대조시켜 대자연의 거친 위력을 강조했던 터너의 방식과 달리
컨스터블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간과 동물은 장식적인 요소이거나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 정도였다.
터너의 풍경화가 독한 술처럼 보는 사람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면 컨스터블의 풍경화는
영국 홍차처럼 느긋한 오후에 따사로운 햇빛 아래서 천천히 음미하기에 적합하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나는 두 작가의 작품 모두가 너무나 좋았다.
의미심장한 세부 묘사와 길들여지지 않은 거친 자연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서의 인간을
배치한 터너도 너무나 멋지고, 그러한 자연앞에서 여전히 생기있는 삶을 살아가는 인간을
그린 컨스터블도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즐거운 독서였다. 더운 여름철에 권하고 싶은 책이다.







덧글

  • 로그온티어 2019/07/22 15:32 # 답글

    제 경우, 윌리엄 터너는 [미스터 터너]라는 영화를 보고 알게된 화가입니다. 그 뒤로 제가 가장 최애하는 화가가 되었어요. 화가는 아니지만, 색감과 빛의 묘사에 매우 크게 매료하는 편인데 영화에서 소개된 그림을 보며 이 분은 빛의 매력을 정말 잘 아는 분이구나를 느꼈거든요. 그래서 터너의 인생에 대한 걸 찾아봤는데, 의외로 정보가 많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나름 영국에서는 유명한 화가인데 그렇게 정보가 없다니.. 실제로 그래서 일부 정보를 가지고 상상해서 만든게 [미스터 터너]였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근데 부분적으로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는 게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 책에는 얼마나 기술되어 있을지 기대되네요.

    생각해보니 반면에 반 고흐는 사생활이 완전 노출된 듯한 느낌이 ㅋㅋㅋㅋ 편지들을 모아놓은 소설이 출간된 적이 있으니까요. 나름 심리분석까지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반 고흐가 부활(?)하셔서 그 광경을 봤다면 어떤 심정이 들까 슬쩍 궁금한 책이었습니다; 참 이상해요. 그림에 관심이 있다면 작가의 생애와 생각도 쫓아가보는 맛이 생겨버리는 게...
  • 김정수 2019/07/25 16:45 #

    작가에 대한 궁금증 꼬리물기는 관심에서 애정으로, 팬덤으로 이어지게 되는 자연스런 과정 같아요. ㅋㅋㅋㅋ
    저도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궁금증이 추가구매로 이어져 독서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그러고보니 윌리엄 터너에 대한 현대인들의 부각은 빈도가 작네요. 반면 고흐는 노출이 많잖아요.
    천재작가로 소개되는 이 책은 '로그온티어님'의 애정처럼 자세히 나와 있지는 않지만 저처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한 첫번째 궁금증 단계로는 충분히 애정이 가게 소개되어 있더군요.
    미스터 터너라는 영화는 저도 이 참에 찾아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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