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할 수 있는 좋은 영화_기생충. 엄마의 산책길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는 무엇보다도 자막없이 순수한 한국인 정서만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특권이 주워졌다는 사실이 영화내내 기뻤던 것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문광(가정부)이 북한 아나운서 흉내를 내는 장면에서는 몰입 도중 문득,
이 부분은 어떻게 번역되어 나갔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했다.

영화는 현재, 전세계적인 사회 양극화의 절대적 문제인 자본주의의 위기가 내몰리고
있는 것을 극과 극인 두 가정을 비교하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이끌고 있다.
개인적으로 감독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방법 중에 '비교'라는 화면교체는
문답형식의 학습효과처럼 영화의 재미와 결말을 조심스레 예측하게 만들기도 했다.

알다시피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부의 축적과 삶의 다양성을 가져다 줬지만, 그로 인해
극도로 치닫는 계급은 불가항력적으로 세대적 세습까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지배당하는 계층이 상류층을 향한 투쟁을 보여줬다면
이 영화는 지배당하는 계층 내에서의 극렬한 다툼과 갈등을 보여준다는 점이 다르다.
마치 그들의 싸움 끝에 선량한 지배층이 피해를 맞은 모습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슬프게도 열린 결말로 끝나지 않는다.
현실의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듯, 가진 자들은 여전히 부를 누리며 살 것이고,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가난한 것이라고 자책하며 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간격을 넘기 위해서는 '결혼'이라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다는 사실도
인정하게 만든다. 지하 벙커에 살고 있었던 문광의 남편이 상류층을 추앙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욱 씁쓸하고 슬프게 다가오는 것이다.
감독은 그 두 부류의 차이를 '냄새'라는 존재로 극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얼마나 실감나는 표현인가.

영화는 흡입력 있고, 스피드 있고, 재미있고, 감독의 의도가 영화가 끝난 후에 느껴져
참 좋았다. 나는 좋은 영화의 기준을 보고나서 토론할 수 있는 영화를 꼽는데,
그런 의미에서 안 본 사람이 있다면 꼭 보기를 추천 드리고 싶다.





덧글

  • 명품추리닝 2019/06/15 00:32 # 답글

    드디어 보셨군요. 그래도 문광 남편이 부자에 대한 리스펙트로 깜박였던 센서등이 마지막에는 주인공을 통해 서민들간 연대의 의미로 비뀌었다는 게 작은 발전인 것 같아요. 두 번 보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나서 아쉬워요.
  • 김정수 2019/06/15 10:05 #

    그래요. 없는 사람들의 힘은 오직 '연대'밖에 없다는 사실도 자연스레 인식하게 만드는 영화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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