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네 탓. 우리집 앨범방






모두가 네 탓



- 나태주

해가 뜨고 달이 떠도
나는 모르는 일이다
꽃이 피고 풀이 푸르러도
나는 모르는 일이다

모두가 네가 시켜서 하는 일이다
네가 있었기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바람이 불어도 그것은
네가 하는 일이요
바람 뒤에 묻어나는 향기
그것도 네 마음의 표식

모두가 네가 시켜서 하는 일이다
네가 있었기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내가 오늘 이렇게
기분이 좋은 것도
하늘 땅 끝까지 살고만 싶은 것도
모두가 네가 시켜서 하는 일들이다

모두가 네 탓이다
모두가 내 탓이 아니다




'모두가 네 탓' 이라 읽고 '덕분'으로 가슴에 담는 시입니다.
주말오전 날씨가 너무 좋아 창문을 모두 활짝 열어 봄바람을 집안에 담았습니다.
부드럽기도 하고 약간 매콤하기도 한 봄바람은 요즘 축쳐져 있던 기분을 조금씩 달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저는 봄을 기다렸나 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겨울보다는 봄을 좋아하게 된다더니 떨어진 체력과 기운을 봄기운을 빌어 일어서고 싶었나 봅니다.

남편과 함께 오랫만에 뒷동산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매년 보는 봄의 꽃들이건만 새로운 기분이 들면서 살아있는 꽃들의 향연에 뭉클한 기분이 들더군요.
정말로 봄은 탄생의 계절이고 새로운 생명의 계절입니다.
거친 흙을 뚫고 일어서는 새순들과 잎사귀가 채 나오기전에 터진 꽃망울들은 고통을 이겨낸 승리자 같습니다.

산책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1년새 부쩍 자란 아보카드를 큰 곳으로 분갈이를 해줬습니다.
새 흙과 큰 화분으로 하루동안 몸살을 앓듯이 축 쳐졌던 잎사귀들이 아침엔 씩씩하게 다시 일어서 있더군요.
기특해서 잎사귀를 쓰다듬어 주었어요. '잘했어..'

말없이 봄의 뜨거운 이야기를 들은 기분입니다.




거친 흙을 뚫고 나오는 새순의 정기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합니다.



2018년 8월에 싹이 나 화분에 옮겨심었을 당시의 모습



산책하고 돌아와 일년새 부쩍 성장한 아보카드를 위해 분갈이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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