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켜야 할 범위를 늘 분명히 해둘 것. 엄마의 산책길





노인에게도 버젓이 권리가 있으나 그것은 장년의 권리와 똑같이 생각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노인이 자신이 소유한 재산을 전부 다 써버리고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번 것을 쓰는데 뭣이 나쁜가'하는 말과는 뉘앙스가 다르다.
젊은 세대가 '어느 정도는 남겨주고 떠나가도 좋으련만'하고 생각하는 것은 판단 착오다.

나는 개인주의도 잘 이용하면 노인과 젊은 세대 쌍방의 독립심을 키울 수 있고, '육친이면서'라기보다는
'육친인 까닭에' 추한 금전적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도 자식들의 세계에 너무 깊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한창 일할 나이에 있는 아들의 일이 너무 많다든지, 그렇게까지 오래 회사를 위해서 일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등의 참견은 엄격히 금해야 마땅하다.

40,50이 된 아들의 친구가 집에 놀러왔을 때 일일이 인사하기 위해 나오거나 함께 이야기하는 것도
옛날부터 상당히 친근한 사이가 아닌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교우란 서로 상대의 교우 관계를
해치지 않고, 서로의 교우 관계를 잘 다독거려 키워주지 않으면 안 된다. 노인은 소개받았을 때만
조영히 웃으며 인사하면 그만이다.

자식이 30세가 넘으면(20세를 넘더도 마찬가지이지만)더 이상 그 생활 전반에 주의를 주거나 비판한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잘못되면 당사자가 그 책임을 지고,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고
괴로워하면 그만이다. 그래야만 그는 현명해진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량 자식이 범죄자가 되어 세상에서
완전히 버림받았을 때는 일체의 비판을 삼가고 조용히 도와주면 그만이다. 부모만이 이 세상에서 그런
상황일 때 비판을 버리고 구제하는 것이 허락되는 유일한 존재인 까닭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는 자식에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
자식의 사업상의 편의, 권세, 친구 등을 이용하려 한다든지 결혼이나 취직 등 자식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결단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서로가 최후까지 독립된 인격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본문 中

..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에 나오는 글이다.
저자는 저자 자신이 노년에 접어들면서 아름답게 늙고 싶다는 각성아래 이 책을 발간했다.
노년에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한 메모들이 모아져서 책으로 출간되었는 데, 내가 노년을 향해 가는 입장에서
이 책을 읽는 과정은 한 문장, 한 문장 새겨 둘 내용들이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지켜야 할 범위를 늘 분명히 해둘 것'이란 이 부분은 부모로써 자식들의 홀로서기를
힘들지만 묵묵히 지켜봐 주는 일이라는 내용이다.
그것은 부모 자식간에도 엄격히 따지면 각자 하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격체로써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우리네 인생은 그렇지 못해서 늘 힘든게 현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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