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산다는 것_양창순. 책읽는 방(국내)








인간의 감정은 정말 오묘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상대가 받아들일 확률은 거의 없다.
빛이 직진하는 것보다 굴절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인간관계에서도 내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기보다는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보면, 힘든 감정일수록 시간을 두는 편이 좋다.
(중략)
이처럼 마구 혼재되어 있고 복잡한 감정을 단칼에 해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감정을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화가 치밀 때 "짜증난다' '불편하다' '못마땅하다'는 식으로 감정을 나눠보는 것이다.
그러면 이내 분노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크게 화낼 일이 아니었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갈 가능성이 높다.




본문 中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음식'을 같이 먹는 행위를 통해 친분을 전한다. 이 책의 서두에도 거론되지만
'담백하게 산다는 것'으로 제목을 지은 저자의 얘기는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읽혔다.
'달콤한 사랑'이라느니, '쌉싸름한 기분' 이라느니..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맛의 표현을 일상의 기분과
감정에 녹아 사용하고 있다. 그런 각도에서 본다면 저자는 우리의 삶을 어떤 맛으로 사는게 좋다고
해석한 걸까. 그녀는 겨울에 잘 어울리는 '담백한 맛'을 삶과 결부시켰다.

그녀는 식재료의 풍부한 육수로 승부를 거는 '담백'한 맛, 그러니까 내가 편하면 상대도 자연스럽고
편하게 대하는 관계의 맛을 얘기하고 있다. 갖은 양념(치장, 수식어)이 아닌 내공이 있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존경심을 표하고 관계를 맺고 싶어하듯이, 모든 인간관계를 나를 아끼듯 상대도 존중해 주길
바란다.  저자는 담백한 관계를 객관적으로 상대를 보라고 조언하는데, 그 객관적이란 말이 참 와닿았다.

'객관적'이란 '우리가 상대의 일에 대해 조언하는 것처럼 내 일에 대해 스스로 조언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적절하다고 말한다. 내 행동에 수많은 정치적 변명이 있으면서 상대에게는 진심만을
요구한다면 결코 담백한 관계는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

베스트프렌드나 부부, 연인 사이에서 '내 맘 알지?' '우리가 남이야?'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 말 뜻은 내가 좀 서운하게 하거나, 실수를 하더라도 너는 너그럽게 사랑으로 이해해 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우리는 더 많은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한다.
아무런 관계가 아닌 사람이 상처되는 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뒷담화든, 직접 화를 내든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한 결론을 냈을 것이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면서 힘들고, 어렵고, 괴로웠던
모든 시간들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받은 아픔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내 맘 같지가 않다고 말한다. 
결코! 절대! 방심하지 말고 말이든 행동이든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말은 굴절되기 때문이다.(위 인용문 참조)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부부든 내가 아끼고 오래 같이 할 사람들에게 더 잘하고 더 예의를
갖추고 더 담백한 맛을 내는 음식처럼 양념치지 말고 진심을 다해 관계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치'는 갖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갈등은
결국 '기대치의 문제'라 결론짓는다. 이 세상에서 내 기대치를 만족시켜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아래 인용문 참조)


상담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아니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이 결국은 ‘기대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 세상에 내 기대치를 온전히 만족시켜줄 사람은 없다.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드라마 시청률도 40퍼센트만 나오면 ‘대박’이라고 한다. 때로는 51퍼센트의 지지율만 얻어도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우리가 무슨 수로 인간관계에서 100퍼센트의 만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한 번 청소했다고 영원히 깨끗하지 않고, 한 끼 배부르게 먹었다고 며칠 굶고 살 수는 없듯이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해줘야 오래 갈 수 있다.
그렇게 서로를 위해, 나를 위해 노력하면서 성숙해지고 쓸데없는 험담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공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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