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수명을 아십니까? 엄마의 산책길









운동회를 할 때 2인 3각 달리기를 많이 했습니다. 두 명 다 잘 달리면 좋겠지만 한 명이 못 따라줄 때 안타깝습니다.
넘어지기도 하고 박자가 흐트러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한 명을 풀어 놓고 혼자 달려갈 수도 없습니다.
가계도 이와 같습니다. 가계의 단위는 부부이기 때문에 단독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나 혼자만 건강하다고 될 문제가
아닙니다. 노후 생활을 잘 보내려면 2인 3각을 달릴 ‘부부’의 체력, 건강, 수명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부부수명을 알아보겠습니다. 부부수명이란 부부를 하나의 단위로 볼 때 부부 둘 중 한 명까지 생존하는 기간입니다.
보통 여자수명이 남자보다 길지만 부부수명은 여자 수명보다 더 깁니다. 60세 동갑부부의 경우 남편은 기대수명이 22년이고
아내는 27년인데 반해 부부 기대수명은 30년이 됩니다. 이는 남편이나 아내가 각자 사망할 확률과 부부 모두 사망할 확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동전 A, B를 던질 때 A가 앞면이 나올 확률 50%, B가 앞면이 나올 확률 50%이지만 동전 모두가 동시에
앞면이 나올 확률은 25%(50%×50%)로 낮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부부 둘 다 사망할 확률은 각각 사망할 확률보다
낮아지기 때문에 둘 중 한 명이 살아 있는 기간은 길어지는 것입니다. 

부부 기대수명은 부부가 모두 살아 있는 기간과 부부 중 한 명만 살아 있는 기간으로 나누어집니다. 부부 모두 살아 있는
기간은 30년 중 19년이며, 나머지 11년은 홀로 사는 기간입니다. 11년 중 남편이 홀로 사는 기간은 3년 정도, 아내가 홀로
사는 기간은 8년입니다. 부부가 모두 함께 살아 있는 19년은, 부부 모두 건강한 기간 10년과 한 명 이상이 아픈 기간 9년으로
나누어집니다.

결국, 60세 동갑부부의 기대수명은 10년은 둘 다 건강하고, 9년은 한 명 이상이 몸이 불편하며, 나머지 11년은 배우자 없이
홀로 사는 기간이 됩니다. 이를 대략적으로 기억하기 쉽게 도식화해보면 ‘10-10-10’이 됩니다. 즉 10년은 모두 건강한 기간,
10년은 한 명 이상이 몸이 불편한 기간, 그리고 마지막 10년은 홀로 사는 기간이 됩니다. 60세 남편과 57세 아내의 경우
부부수명은 32년으로 길어지며, 부부 모두 건강한 기간은 10년, 한 명 이상이 아픈 기간은 10년, 홀로 살 기간이 12년이 됩니다.
남편에 비해 여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부부수명은 여자수명에 가까이 수렴합니다.

이제는 부부 단위가 아닌, 남녀 각자의 기대수명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도쿄건강장수연구센터연구소, 도쿄대학교,
미시간대학교는 6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건강 라이프 단계를 조사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남자는 75세 이전에 19%
가량이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거나 사망한다고 합니다. 반면 75세 이후에도 혼자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한 사람
비율은 11% 정도 됩니다. 한편, 75세 이후에 점차 건강이 악화되는 비율이 70%를 차지합니다. 여자는 75세 이전에 사망하는
비중이 11%로 남자에 비해서는 낮습니다. 반면에 75세 이후 계속 건강한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케어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남자는 굵고 짧게 살지만, 여자는 오래 사는 만큼 아픈 기간이 많다 보니 가늘고 길게 사는 셈이죠.

이러한 남녀 각각의 수명 특징, 그리고 부부수명 특징을 감안하면 노후설계의 윤곽을 다음과 같이 그릴 수 있습니다.
첫째, 생애설계 기간은 부부수명을 기준으로 해서 더 길게 잡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기 기대수명만 생각해서
생애설계를 짧게 합니다. 아내의 기대수명까지 생각해서 길게 잡아야 할 뿐 아니라 부부의 기대수명을 생각하면 아내의
기대수명보다도 3년 정도는 길게 잡아야 합니다. 60세 부부는 90세까지로 잡아야 하는데,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를 보면
더 길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둘째, 남편은 75세 이전에 사망하는 비율이 여자보다 10% 포인트나 높습니다. 이 기간에 특별히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반면 아내는 건강하지 못한 기간이 많으므로 질병보험 등을 잘 갖추어 놓아야 합니다. 대부분 보험이 남편 중심으로 되어
있는데 아내의 건강 관련한 보험을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통계적 특성으로 볼 때 남편은 사망보험, 아내는 질병보험을
상대적으로 잘 갖추는 게 좋습니다.

셋째, 부부 모두 건강한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60세 부부는 10년인데, 이 기간을 충분히 즐겨야 합니다. 만물에는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공부해야 할 때가 있고 돈을 벌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부부가 같이 즐겨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때를 넘기면 부부가 여생을 같이 즐기고 싶어도 그러질 못합니다. 70세 이전에 부부가 충분한 시간을 같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홀로 있을 10년도 준비해야 합니다. 주로 여성이 신경 써야 하는 기간입니다. 남편이 모두 준비해주지 않으므로
그 기간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비해야 합니다. 생활비도 준비해 두고 아플 때에 대비한 보험도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상속도
처리해야 할 경우가 많습니다. 이전에 할머니가 집 안의 어른으로 계시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아내는 집안의 어른으로
당대를 마무리하는 책임을 싫든 좋든 떠안게 됩니다.

젊을 때 2인 3각으로 활기차게 달려오던 부부도 힘이 약해집니다. 한 명이 아파 쉬기도 하고 종국에는 혼자 달려가야 합니다.
생애설계는 부부단위의 2인 3각 게임입니다. 부부수명을 꼭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글 : 김경록 /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2018-11-28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장기신용은행 장은경제연구소 경제실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 CIO와 경영관리부문 대표이사를 거쳐
2013년 1월부터 은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인구구조와 자산운용의 전문가. 주요 저서로는 『1인 1기』, 『인구구조가
투자지도를 바꾼다』가 있으며 역서로는 『포트폴리오 성공운용』 등이 있다.


http://retirement.miraeasset.com/contents/view.do?idx=11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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