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집 앨범방






가을은 어느 장소나, 어느 시간대나 구분없이 그 자체로 '풍경'이란 생각이 듭니다.
스산하다 느낄 정도로 바쁘게 떨어지는 나뭇잎도, 그새 춥다고 동동 뛰어가는 어른들도
계절의 이동이 주는 모습이라 느껴선지 제 눈엔 모두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남편이 가을이 가기전에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으로 북한산 단풍을 보고 오자고 말하더군요.
그날은 며칠전부터 얼마나 춥던지 단단히 옷차림을 했고 널부러져 있던 집고양이 아이들도
꾸역꾸역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생각이상으로 팔각정 정상의 바람은 어찌나 찬지 일부러 좀 늦은 점심시간을 택했건만
팔각정에서 머문 시간은 그다지 길지가 않았습니다. 체감온도는 겨울이었거든요.

하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북악산과 북한산의 능선과 골짜기들은 울긋불긋 가을옷으로 기가 막혔습니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한마음으로 여기저기 외치는 감탄소리가 기분을 즐겁게 하더군요.
산아래 마을인 평창동과 남산타워가 있는 서울 도심쪽 빌딩숲은 서로 비교하며 뷰를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팔각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펼쳐져 있는 풍경은 단순한 듯, 다른 듯 신기했습니다.
야경도 참 멋지겠구나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나중에 여친 생기면 드라이브코스로 꼭 다시 오라고 얘기했더니 대답들을 안합니다.

음.. 그리고 북악스카이웨이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가을풍경도 강추하고 싶습니다.
모두 차량들이 작심한 듯 슬로비디오 속도로 운행하기 때문에 급하신 분들은 속터져도 이해하셔야 해요.
남편은 도로를 올라가며 1.21사태(김신조일당) 얘기와 40년간 접근금지되었던 산을 노무현대통령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는 얘기도 꺼내더군요. 아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이 너무 바쁜 분들이라면 굳히 가을이 아니더라도 팔각정 구경은 추천드리고 싶군요. 
개인적으로 서울시내를 한 눈에 바라보던 이번 시간은, 내 삶의 위치와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한 사색이
저절로 되었거든요.

돌아오는 광화문사거리에는 아직도 시대정신을 망각한 집회들로 시끄럽더군요.
그들을 바라보는 자동차들과 버스 창밖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눈빛은 싸늘하고 냉정했습니다.

가을이 오면 저는 한 해가 저문다는 이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돌아온 지난 시간들을 조용히 정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게 가을은 한 단계 더 어른이 되는 계절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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