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 '행복의 조건' 中
그동안 우리부부는 활동과잉이라 할만큼 직장과 집안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목표)이란 오로지 성공을 향해서만 달리도록 셋팅되어 있어,
일에 대한 생각은 당연하겠지만 달성될때까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로를 동반했다.
집안일도 남편과 내가 서로의 역할만 다를뿐, 어머니와 같이 산다는 명제아래 경조사는 물론이고 병수발까지 도맡았다.
서로의 피로가 보였고, 서로를 다독이며 술잔을 기울였다.
그러다 은퇴시기가 다가왔고, 아니 50십이 넘어서면서 우리는 조금씩 배터리가 나가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건강상태가 예전과 다름을 느꼈고, 무엇보다 우리는 활발하지가 않았다.
지난 8월에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것을 평소에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우리의 노년대비의 서막이 열렸음을 알리는
사건이기도 했다. 이제 우리는 차분히 우리자신을 위한 은퇴를 준비할 단계가 된 것이었다.
지난 주말 남편과 안면도에 다녀왔다. 아이들도 기꺼이 엄마아빠의 즐거운 여행을 환송해 주었다.
서해안으로 떠나는 창가의 바람은 선선했고, 무리진 철새들의 날개짓은 힘찼다.
안면도의 잔잔한 바다와 우물같은 하늘은 이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실감나게 해주었다.
남편과 나는 아름다운 안면도에서 은퇴후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지를 조용히 의논하는 시간을 갖았다.
인간의 삶에는 저마다 독특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삶의 과정은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항상 고통스럽지도 않다.
단지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여유를 갖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덧글
즐겁게 늙고 싶군요.
저도 더불어 박수를 보냅니다.
부부가 많이 닮으셨어요 선한 인상도요^^
사람에게 망각이 있다는 것이 어떨땐 참 고맙습니다. 고단했던 것 보다 아름답게 승화되서
지금을 빛나게 느껴지니까요.
남편과 제가 많이 닮았다고들 하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