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계로록)_소노 아야코. 엄마가 뽑은 베스트셀러






노인이 제일 먼저 잃는 것은 ‘어른다움’이다.
노인은 언뜻 보기에 누구나 쉽게 단념하는 듯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는 않다.
'어른다움'이란 대국적 견지에서 스스로는 뒷전으로 물러서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타인에게 이득이 되게 하기 위해 자신을 어느 정도 희생하며 티를 내지 않는 것이다.
나는 '어른다움'의 미학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누구든지 한 번은 젊고 누구든지 한 번은 늙는다.
이만큼 공평한 흐름을 시기하는 것은 탐욕이다.



본문 中



나는 빨리 늙고 싶었다.
계획한 대로 인생이 흘러가진 않겠지만 적어도 내 노년은 젊은시절보단 나을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일감들과 책임감들은 내 젊은시절이 끝나야 종료될 것만 같았다.
오랜세월 시어머니와 함께 하면서, 노년에 대한 사고가 더 확고히 정립되었던 것 같다.

지난 8월에 모시던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내나이 53세였다.
그제서야 나는 내 노년이 비로소 시작되었음을 느꼈다. 그래서 솔직히 기뻤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우연히 검색하다 '소노 아야코'의 계로록(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어머니와 같은 연배(1931년생)였음에도 40세가 되던 해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나처럼 젊음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아름답게 늙고 싶어서 노년에 접어들면서 노년에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한 메모 형식으로 책을 출간했고,
일본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다고 한다. 출간 후 대략 10년 단위로 세 번의 개정이 있었고, 세 번째 서문을 썼을때는(1996년)
만년이 되어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와 겪었던 일상들이 떠올라 많이 웃었고, 많이 깨달았다.
아래 인용문은 어머니와 나눈 대화 토시 하나까지 비슷했다.


"이렇게 매일 집에만 있는 것도 정말 따분해서 죽겠어."
"그럼 친구분 집에 놀러 가시지 그러세요?"
"빈손으로는 곤란하지. 차비도 들고 과자 한 봉지라도 돈이 드니까, 그리고 밖에 나서면 피곤도 하고…."
"그럼 친구분을 놀러 오시라 그러세요. 그분은 여전히 건강이 좋으시니까 꼭 와주실 거예요."
"그 사람 오기만 하면 갈 줄을 모르니까, 가라고 할 수도 없고 피곤해."
"좀 피곤하면 어때요? 할머니는 내일 꼭 뭘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피곤하면 그만큼 다음날 푹 주무시면 되잖아요."
"그렇지만, 그것도 힘이 드는 일이라니까."


젊은시절엔 아무것도 하지않고 시체처럼 누워서 하루를 보내도 그 고적함이 불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내가 나갈
마음만 있으면 시간을 쪼개서라도 움직였기 때문이다. 녹초로 움직이든, 소처럼 잠만자든 내 판단이었다.
노인이 제일 먼저 잃는 것은 '어른다움'이라고 말한다. 몸이 늙어 기력이 없는데도 전성기때 젊음의 누르려는 것은
바로 욕심이다. 그러니 노인이 되면 노인이 맞게 생각을 해야 하고, 어른답게 물러나줘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만년에 있어 갖춰야 할 네가지는 허용(許容), 납득(納得), 단념(斷念) 그리고 회귀(回歸)라 말한다.
또한 노인이 되면 경계해야 할 세 가지는 노욕, 노추, 노망이라고 말한다.
남이 '주는 것'과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 
이러한 자세는 유아적 사고방식이자 노인이라는 증거기 때문이다.
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거나 당연한 생각으로 젊은이들에게 요구하면 안되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 젊은 시절을 보내고 노년을 맞이하게 된다. 젊은 시절만 화려하고 노년에 구차해지면 슬픈 것이다.
노년은 힘이 없고 자신을 찾는 사람도 줄어든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시간을 준비할 단계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해야 한다. 어른답게 나이드는 준비를..

저자가 고맙게도 정리한 계로록(戒老錄)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을 메모해 본다.

 
-남이 '주는 것', '해주는 것'에 대한 기대를 버린다.
-남이 해주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노인이 됐다고 해서 타인이 공경해 주길 바라지 말 것
-젊은 세대는 나보다 바쁘다는 것을 명심할 것
-평균 수명을 넘어서면 공직에 오르지 않을 것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면 늙음을 자각할 것
-노후에 받아야 하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대우란 것을 알 것
-화장실은문을 꼭 닫고 사용할 것

-관혼상제 병문안 등의 외출은 어느 시점부터 결례란 점을 잊지 말 것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낼 것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손자를 돌보아줄 것, 그러나 공치사는 하지 말것
-자식에게 기대는 것은 이기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부모다
-재미있는 인생을 보냈으므로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 결재를 해놓을 것

-자신의 죽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노력할 것
-죽기전에 소품을 한 두가지로만 간소화 할 것
















덧글

  • 나녹 2018/10/04 21:16 # 답글

    이글루스에 스크랩기능이 있었으면 퍼가고 싶네요. 기회되면 찾아봐야겠어요.
  • 김정수 2018/10/05 10:05 #

    연결할 수 있는 트리백 기능을 이용해 보세요. ㅎ
    멋진 노년을 위해 현재를 바라보는 힘을 길러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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