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초복이라지만 지나치게 덥네요. 올 해는 너무 일찍 무더위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이렇게 더운 날이 지속되면 불쾌지수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어제 오전에 잠깐 외부에 10여분간 일을 보고 후다닥 사무실로 뛰어 들어왔는데,
목줄기에서 굵은 땀방울이 맺히더군요.
그러니 외부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어떠실지 걱정이 앞서네요.
노약자분들도 가급적 외부에 나가시지 않으셨음 합니다.
어제 점심때 초복이라고 삼계탕이 나왔습니다.
정말이지 요즘은 끼니 준비하는 일도 보통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주방 아주머니들 목덜미에는 타월이 둘러 있더군요.
편하게 선풍기 앞에서 삼계탕을 먹고 나오려니 죄송한 마음마져 들더라고요.
근처 공장사람들은 모두 이 곳에서 식사를 합니다. 식대가 4,500원인데 가성비가 참 좋죠?



점심을 잘 먹고 들어와 생각해보니, 집에 계시는 어머니가 걸리더군요.
주말에 해드릴까 생각하다가 내가 조금 부지런을 떨면 되지싶어 퇴근 길에 마트에 들려보니,
작디작은 영계가 3마리에 만 원 합니다. 땡 잡았다 생각하고 덥썩 물어 왔습니다.
한 마리는 푹 삶아 어머니 드리고, 두 마리는 애들 야참으로 튀겨 줬습니다.
어머니의 골수암 치료제인 '자카비'도 이제 약효가 다 되었는지 올해 초부터는 혈소판 수치가 급격히 낮아 졌습니다.
자카비약의 부작용으로 판단해 의사선생님이 처방치를 낮춰 주셨는데, 그로인해 어머니 비장은 다시 커지기 시작해
배가 불러오고 있습니다.(골수 대신해서 비장이 혈구를 생성하기 때문에 무리가 와서 커지는 겁니다)
비장은 위장 뒤에 있는 신체의 장기로 위장을 압박하기 때문에 갖드기나 입맛없는 어머니의 식욕을 떨어트리고 있어요.
그래서 자주 조금씩 새가 모이를 먹듯 식사를 하시고 계십니다.
식전 30분에 약을 드시고, 식후에 또 약을 드시고.. 이렇게 삼시 세끼를 약과 식사를 병행하다보면 하루가 다 갑니다.
이젠 어디를 나들이 간다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삼계탕을 해드리니 반색하시며 '먹어보마' 하시더니 그 작은 영계닭을 반도 못드시고 내일로 미루십니다.
올 여름은 참 길고 무더울 것 같은데, 병든 어머니가 잘 견디실지 걱정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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