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식사자리에 결혼기념일 더하기. 일상 얘기들..





갈매기의 털을 뽑는 오래된 부부((Old couple plucking gulls)




결혼을 고민한다는 건, 어른이 되어간다는 뜻이다.
모든 어른이 다 결혼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을 하면 어른 행세를 해야 하니까.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


지난 일요일은 우리부부 결혼 28주년 기념일이었습니다.
29년전 4월 22일 결혼식이 있던 날은, 꽃샘추위로 벌벌 떨면서 신혼여행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신혼여행지 남쪽나라 제주도에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어머나, 너무 춥더군요.
콧물 질질 흘리면서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갈수록 계절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요즘은 덥기까지 하고, 4월 중순이면 대부분의 꽃들이 만개해
상춘객들로 온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예전엔 왜그리 봄에 결혼식을 많이 했을까요. 아마도 봄은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라  미래를 향한 책임감을
느끼게 한 것 아닐까요.  결혼은 어찌되었건 정식으로 어른행세를 하는 날이니까요.

작년부터는 결혼기념일이라고 특별한 행사를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잊지 않고만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딱맞춰 작은아버님 팔순식사 초대가 있어서 겸사겸사 엎어서 외식하는 기분으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우리가 언제 전경련 회관 50층을 가보겠냐며, 팔순식사 덕에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었지요. 

남편은 그래도 좀 아쉬웠는지 토요일엔 아내가 좋아하는 조개류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회를 떠왔습니다.
용석님이 회를 많이 좋아하는 지라, 너무 쉽게 먹어서 초밥을 만들어 푸짐하게 끼니를 때우게 했습니다.
어머니께는 시원한 꽃게탕을 끓여드렸죠.  그리하야 토요일엔 집안가득 바다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ㅋㅋㅋ

결혼기념일 오전에는 작은아버님 팔순잔치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는 불편한 다리 때문에 불만이 많으셔서 갈지말지를 가기직전까지 망설이시더군요.
하지만 막상 가시니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완쾌해서 움직이시는 것은 이제 그만 희망을 놓으셨으면 좋으련만
미련을 못버리시네요. 

팔순잔치에는 우리가족을 포함해서 작은아버님의 사돈, 자식내외들이 모두 모여 오손도손 식사를 했습니다.
행사때마다 간간히 보는 낯익은 얼굴이지만 어느새 나이살들이 붙어 있으시더군요.  다복한 자식들, 손자들이
작은아버님의 건강을 기원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보면서 사는 게 별거 아니로구나 하는 기분마져 들더군요.
그러고보면 결혼이란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요.
두 사람의 결합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했으니까요.





애들용으로 숭어랑 연어를 사와 생선초밥을 해줬고, 우리부부는 멍개랑 조개를 사왔습니다.



전경련회관 50층 '사대부 곶간'에서 작은아버님 팔순이 있었습니다.



50층이니 뷰가 장난 아니었죠. 화장실 창가에선 살짝 무섭기도..ㅋㅋㅋ



어머니는 편안하게 한적한 창가쪽에 모셨고요. 큰형님과 오랫만에 담소를 즐기게 해드렸습니다.



비가 오락가락해서 시야가 좀 흐린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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