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_무라타 사야카. 책읽는 방(국외)









"모두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안 돼요. 30대 중반인데 왜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하는가.
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가. 성행위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태연히 물어 봅니다.
'창녀와 관계한 건 포함시키지 말고....' 하는 말까지 웃으면서 태연히 하죠, 그놈들은.
나는 누구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지 않은데, 단지 소수파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내 인생을
간단히 강간해 버려요."



본문 中



'편의점 인간'은 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의 하나인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저자 '무라타 사야카'씨는 실제로 18년째 편의점 알바로 일하고 있고, 그녀가 삶의 현장에서 느낀 감정들을
자전적소설로 녹여내 출간했다. 빠르게 개인화 되어가는 일본의 자화상이 편의점 인간이라는 소재로 독자들
앞에 나왔다는 생각이 맨먼저 들었다.

우리나라도 해가 갈수록 빠른 속도로 편의점이 증가하고 있다. 수요는 공급에 따라 증가하는 것이 원리이고,
편의점 증가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사람들의 심리상태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가끔 편의점을 들리지만, 마트와는 다른 느낌이랄까, 또다른 작은 세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곤 한다.

저자는 대학교시절 알바로 시작해서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는 모태솔로 '후루쿠라 게이코'의 감정선을
소설로 담았다. 그녀는 사회 부적응자로,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배우고 훈련받은 사회적 규범(예의),
즉 공동체의식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떨어진 여성이다. (초등학교때 조용히 하지 않는 아이를 삽으로 때려 진짜로
조용하게 만들어 부모와 선생님을 경악하게 만들지만 그녀는 그것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나는 교육을 떠나 그녀는 복합적인 유전과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사이코패시로 태어난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미쳤다. 실제로 뇌과학에서는 사이코패스 사례연구에서 복잡한 전사유전자의 영향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그녀의 돌발행동, 의식은 성장과정에서 이물질처럼 가족의 근심으로 자리잡게 되고, 죄책감은 없지만 가족들의
걱정에 불편함을 느끼던 중 대학시절 우연히 편의점 알바로 일을 하면서 메뉴얼된 행동(손님 응대, 제품 진열등)을 통해
그녀는 점차 규격화된 세상에 적응하게 된다. 하지만 이마져도 알바로 18년째 알바로만 일하게 되자 또 다시 주변사람들의
걱정이 그녀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것은 정상적인 직장을 잡을 생각이 없다는 것에 대한 염려와 서른이 넘도록 성경험이
없는(아니, 관심조차 없는) 연애관과 결혼을 안한다는 점이었다.

이쯤에서 나는 소설초반을 읽을 때까지만해도 현실부적응자의 삐뚫어진 시선의 비판 정도로 읽혔던 것에서 저자가
진심으로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어했던 관점을 파악하게 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서로를 배려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도록 교육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혹시 혼자있고 싶어하는 사람을 무시한 다수의 상식에서 비롯된 강요라면?
그녀의 입장에서, 그녀의 시선에서, 사회를 재조명 해보니, 우리가 규칙이라 일컫는 이 순리들이 과연 혼자이고 싶어하는
개인에게 강요할만큼 정당한 권리가 과연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었다.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혼자로 살아갈 자유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18년이상을 편의점 알바로 일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정당화 하기 위해 정상적인 직장을 하기 힘들다는
신체적 병약함을 주변 지인들에게 핑게를 댄다. 잠시 그 시선에서 자유로워지자 다음엔 그들은 연애와 결혼을
독촉하기에 이르른다. 그녀는 예전 편의점 알바로 항상 남 탓만 했던 '시라하'를 우연히 만나 대화를 하던 중 자신과
같은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위 인용문 참조) 동거를 하게 된다. 그 둘은 단지,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롭기
위한 동거였다. 그 과정에서 주변사람들의 반색은 역겹기까지 했다.

'편의점 인간'이란 이 소설은 세상의 이물질로 여태 다루지 않았던 사회적 돌연변이에 대한 항의성 글이다.
이제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태로 존재한다. 혼밥, 혼술이 흔한 풍경이 되었듯이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다수가 수정을 요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제 타인에 대한 오지랖은 그만하자.
누구나 편안한 삶을 원하 듯 말이다.







덧글

  • 명품추리닝 2017/12/21 20:11 # 답글

    저도 인상깊게 읽은 책이에요. 동거 장면 너무 웃프지 않나요? ㅎㅎㅎ ㅠ
  • 김정수 2017/12/22 09:00 #

    네. ㅋㅋㅋㅋ 인류의 종족번식을 해야 사회적 시선에서 적응이 될지를 걱정할때
    좀 어이가 없더군요. 시대적인 선행적 사고를 다뤘다는 점에서 전 신선했습니다.ㅋㅋ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1/16 08:24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월 16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foxonni 2018/01/16 21:24 # 삭제 답글

    개인주의에 대한 생각이 요즘 많은데. .. 웬지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좋은 생각 공감하며 갑니다.
  • 김정수 2018/01/18 16:05 #

    소비에 따라 삶의 트랜드가 바뀌는 게 현실이니까요.
    쉽게 읽히는데 반해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랍니다.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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