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일상 얘기들..






지난 일요일밤 어머니가 각혈하시고 숨이 가빠하셔서 너무 놀라 근처 보라매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근래 식사도 잘 하셨고, 그날은 저녁 대구탕도 한 그릇 비워 주셔서 아무 근심없이 잠자리에 든 시간대였습니다.

'에미야! 에미야'

외치는 소리에 내복바람으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보니, 변기에는 어머니 입에서 쏟아진 피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천식환자처럼 쌕쌕 대시며 목을 움겨잡고 어찌할바를 몰라하시며 '나 죽는다'를 반복하셨습니다.
어머니만큼 가족들은 모두 당황했고, 어떤 판단을 할지 잠시 망설였지만
진료받는 서울대병원은 혜화동이라 가는 시간동안 무슨일을 당할지 몰라 근처 보라매병원으로 내달렸습니다.
다행히 산소호흡기와 지혈제를 주사받자 30분 이후부터는 진정이 되셨습니다.

어머니가 골수암을 앓고 계시기 때문에 폐쪽은 전혀 생각을 안하고 있다가 이런일을 당하니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의사말씀은 외부에서 감염이 되었거나, 골수암이 폐쪽으로 전이된 상태가 아닌가 의심하더군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어제 하루 종일 어머니곁에서 수발이 되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상태가 악화되시면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기때문에 아이들과 남편보다는 저를 더 의지하십니다.

응급실에서 병실까지는 병원의 사무처리과정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일요일오후가 되서야 옮기게 되었고,
폐조직을 떼내는 시술을 하게되었습니다. 다행히 서울대병원과 진료차트가 공유되서 그나마 빠르게 진료가 되었어요.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는 스스로 화장실을 가실 수있을 정도로 안정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남편이 어머니곁에 있고 저는 출근을 했습니다.
앞으로 몇 번, 아니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를 갑작스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 예상됩니다.
사람의 생애는 그 사람의 판단과는 상관없이 생애 자체의 모든 과정이 스스로 탈진되어야만 끝나니까요.

뼈만 앙상히 남은 작은 어머니가 측은한 아침입니다.






덧글

  • 명품추리닝 2017/12/05 17:30 # 답글

    에휴... 연말에 몸고생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겠어요.
    김정수 님께서도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건강한 겨울 보내세요.
  • 김정수 2017/12/06 08:00 #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섣부른 걱정은 삼가하고 있답니다.
    몸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 같네요.
    100세 시대인데 아파서 오래 사는 건 좀 슬프잖아요.
    명품추리닝님도 건강관리 잘 하시면서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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