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고 싶은 말. 일상 얘기들..





높은 습도, 떨어질 줄 모르는 폭염.
연일 야외활동 자제하라는 '안전안내문자'가 날라오는 요즘입니다.
갱년기가 온 뒤로는 한 밤에도 두 세번은 열불이 올라와 밤잠을 설치는 데, 열대아까지 겹쳐서 제대로
숙면을 잔지가 언젠지 모르겠네요. 말그대로 너무 피로합니다.

지난 7월말부터 어제까지 여름휴가기간이었는데, 운좋게도 올 휴가기간이 어머니 서울대병원 정기진료일과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일부러 회사에 휴가계를 내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오늘 출근하고 책상에 앉으니
억울한 마음도 없지않아 있네요.

어머니의 골수섬유화증(골수암)은 다행이 치료시약(자카비)이 있어 복용으로 진행상태를 지연하고 있지만
꾸준히 외래 정기진료로 상태를 살펴봐야 합니다. 밥은 하루 두끼(그것도 반공기) 드시는 데 반해,
약은 위장약, 간장약, 어지럼증약, 자카비 등등 드시는 밥보다 약이 더 많네요.
골수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약을 드신지가 어느새 4년이 다 되가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벌써 포기했을 병인데 이렇게 약으로 지탱하고 살아계신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어머니는 약을 드시는 것에 지쳐하시고 그만 드시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십니다.
병원 진료날이라고 말씀드리면 짜증과 원망섞인 독백이 끊임없이 이어지고요.
정기적인 골수암 외래진료, 척주 신경협착증 시술진료로 이 병원, 저 병원 모시고 다니는 저의 고단함은 보이지
않으시나 봅니다. 푸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양하는 입장에서 어쩌면 저렇게 당신만 생각하실까 싶습니다.
어머니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아프실 겁니다. 시간이 흐르니까요.
왜 오늘을 아끼며 살지 않으시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내가 이 세상을 이 약 덕분에 죽지않고 자식들을 보며 살고 있구나.
며느리를 잘둬서 병원을 다니니 좀 잘해줘야 겠구나.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야지. 내가 그동안 못해준 미안한 마음, 좋은 말들 더 많이 하며 시간을 써야겠다.

제가 듣고 싶은 말은 겨우 이건데 말이죠..








덧글

  • 열매맺는나무 2017/08/25 21:50 # 답글

    어머나... 어머니가 아프시군요. 저런...
    전 옆에서 모시지 못해 함께 살았던 제 동서가 췌장암이었던 어머니를 모시고 지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환자가 제일 힘들고 그 다음이 모시고 사는 며느리지요. 정수님 애 정말 많이 쓰시겠어요. 갱년기 까지 겹쳐 얼마나 힘드셔요. ㅠㅠ
    말씀은 안하셔도 어머니도 다 아실거에요. 우리 어머니들이 참 표현을 못하긴 하시지요. 그래도 어머니도 그 아드님도 그 손주들도 다 정수님 애쓰고 고생하시는 거 알고 고마워하고 계실거에요. 힘 내세요.
  • 김정수 2017/09/04 11:01 #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잘 극복해야지요. 늘 좋은 말씀에 힘을 얻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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